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이 2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증권가 전문가들의 목표주가 하향이 잇따르는 등 기대치 낮추기가 지속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전날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6% 늘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124억 원으로 72.4% 늘었다.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기준 최고치로, 증권가 컨센서스를 16%가량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은 자체 지식재산권(IP)의 ‘쌍끌이 흥행’이다. 6월 PC 버전으로 출시된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가 출시 초반부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의 일부 지역 판매량이 순매출이 아닌 총매출로 반영되며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기존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역시 중국 시장 출시 효과와 꾸준한 매출로 실적을 견인했다. 게임별 매출은 스텔라 블레이드 657억 원, 니케 451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프트업의 호실적에도 전문가들은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등 눈높이를 낮추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날 보고서를 낸 11개 증권사 중 절반이 넘는 7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종전보다 낮췄다.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5만 원대로 하향 조정했고, 삼성증권은 아예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리고 목표주가 4만 원을 제시하는 등 보수적인 시각이 이어졌다.
이들이 목표가를 낮춘 배경에는 두 가지 주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우선 신작 모멘텀 공백이다. 다수의 증권사는 시프트업이 2026년 하반기까지 신작 출시가 없어 당분간 실적을 견인할 성장 동력이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애초 큰 기대를 모았던 니케의 중국 시장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핵심 게임의 장기 흥행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니케 중국 IOS 매출은 7월 이후 100위 아래로 하락했고, 스텔라 블레이드 스팀 역시 매출 순위가 50위권 아래로 하락했다”며 “이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47% 감소할 전망으로, 차기작 프로젝트 스피릿과 스텔라 블레이드2 출시가 예상되는 2027년 전까지는 신작 출시나 기존 게임의 지역 및 플랫폼 확장 계획이 없는 만큼 기존작 라이브서비스로 실적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신작 기대감이 가시화될 2027년 이전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외부 게임 퍼블리싱 계약이나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한 기존 게임의 매출 반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시프트업은 작년 7월 공모가 6만 원으로 상장한 이후 주가가 횡보하며 고전해왔다. 상장 당일 장중 주가가 8만9500원까지 치솟으며 ‘대어급’ IPO로 주목받았으나, 이후 주가는 지속해서 하락해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상장 초기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란과 함께, 이번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장 동력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시각을 달리해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흥행이 지속하고 있으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모멘텀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7년 스텔라 블레이드2가 출시되는 시점에는 시리즈1의 3년 누적 판매량이 550만 장 이상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해 후속작에 대한 소구력을 밸류에이션 해줄 시점이 머지않았다”면서 “2027년 이후를 목표로 스피릿을 준비하고 있어 일회성으로 그칠 실적도 아니다. 단기 모멘텀 부재를 이유로 주가가 하락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시가 총액 4조5000억 원을 목표로 비중 늘려갈 기회”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