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청년(15~29세) 구직자 증가에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11일 발표한 ‘7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서 지난달 고용24(옛 워크넷) 구인·구직 현황을 토대로 한 구인배수가 0.40(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으로 전년 동월보다 0.11포인트(p) 하락했다고 밝혔다. 일자리 1개를 두고 2.5명의 구직자가 경쟁한단 의미다. 신규 구직인원은 5.5% 늘었지만, 신규 구인인원이 16.9% 급감한 탓이다. 신규 구인인원 감소 폭은 4월 24.8%에서 5월 11.3%로 둔화했으나, 지난달 16.9%로 다시 확대됐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고용난이 심각하다. 구인인원 감소 장기화로 30대 이상 신규 구인인원은 감소하거나 증가 폭이 둔화하고 있지만, 29세 이하는 5월을 저점으로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 구인인원이 주는 상황에서 청년 구직자 증가는 향후 청년 실업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도·소매업, 보건·복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지난달 신규 구인인원이 감소했다. 고용부는 최근 민간부문 주간 구인인원이 증가로 전환된 점을 근거고 구인배수가 하락 추세에서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평가하면서도 제조업에서 잠재적 구인수요인 빈 일자리가 지속해서 감소해 당분간 전체 고용시장에서 구인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그나마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8만 명 늘며 둔화세가 완화하고 있다. 제조업(-5000명)과 건설업(-1만9000명) 감소세 지속에도 서비스업 증가 폭이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서비스업 내에서도 도·소매업과 정보통신업은 여전히 감소세다. 숙박·음식점업은 지난달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매출 증가가 아직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제조업·건설업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고용지표는 서비스업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민생회복 지원이 소매판매에 영향을 미쳐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로 나타나면 제조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000명 감소했다. 제조업과 운수·창고업 등에서 늘었으나, 건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에서는 감소했다. 반면, 구직급여 당월 지급자는 67만3000명으로 2만1000명 늘었다. 건설업과 제조업, 도·소매업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구직급여 총 지급액은 1조1121억 원으로 354억 원 늘었다.
천 과장은 “보통 120~270일간 구직급여를 받는데, 올해 2월쯤 장기 수급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며 “이는 10월까지도 계속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건설업 신규 신청자가 감소한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제조업 신규 신청자가 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빠르게 회복되거나, 지급액이 1조 아래로 떨어지는 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