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어닝 서프라이즈·AI 신전략에 기관·외국인 매수세 집중
증권가, 카카오 목표주가 잇따라 상향…“AI 메신저 변신 주목”

정부가 ‘소버린 AI(국가대표 초거대 인공지능)’ 기업으로 네이버를 선정했지만, 주식시장은 카카오의 손을 들어줬다. 정책 호재에도 네이버 주가는 소폭 오르는 데 그친 반면, 탈락한 카카오는 2분기 깜짝 실적과 AI 신전략을 앞세워 급등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8일) 네이버의 주가는 2%(22만5000~22만9500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15%(5만5500~6만3800원) 오르면서 네이버의 7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소버린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기업으로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SK텔레콤 △NC AI △업스테이지 등 5곳을 선정했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주도해 개발하는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로, 디지털 주권 확보와 AI 기술 자립을 목표로 하는 정부 전략 사업이다.
발표 직후 시장에선 “네이버가 정책 수혜를 본다”는 기대가 확산했지만, 실제 주가 흐름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명단에서 제외된 카카오는 실적·AI 전략·수급이 맞물리며 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기관·외국인 등 ‘큰 손’ 투자자들의 선택도 카카오였다. 이달 들어 기관은 3319억 원, 외국인은 1912억 원, 연기금은 123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기관·연기금 순매수 1위, 외국인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카카오는 2분기 매출 2조283억 원, 영업이익 185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영업이익은 38.8% 늘었고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1254억 원)를 크게 웃돌았다. 다음 달에는 카카오톡 전면 개편과 함께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 ‘카나나’ , 오픈AI와 협업 중인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반면 네이버는 소버린 AI 최종 선정이라는 정책 호재에도 강한 주가 반응을 끌어내진 못했다. 아울러 상반기 매출 5조7019억 원, 영업이익 1조269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지만, 주가 반등 폭은 제한적이었다.
글로벌 AI 경쟁력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던 카카오가 반전에 성공하자 증권가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렸다. 키움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7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상향하고 인터넷 업종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KB증권(8만8000원), 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8만7000원), 메리츠증권(8만6000원), DB·DS·다올·유안타·한화투자증권(8만 원) 등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메신저로 변화할 카카오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하며, 다음 달 진행할 카카오톡 탭 개편으로 소셜 미디어와 숏폼 확대에 따른 광고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며 “4분기 챗GPT 제휴를 통한 AI 역량 강화는 전 국민의 AI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국민 메신저로서 존재감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