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면담을 갖고 정책 효과 제고와 구조개혁, 통화정책 환경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은 현장 중심의 정책 필요성과 부처 간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날 구 부총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면담에서 “33년간 공직생활을 마치고 현장에 가보니, 정부에서 보는 정책과는 전혀 다르다는 걸 느꼈다”며, “공식 방문 때는 현장을 화장한 얼굴만 보여주지만, 옷을 벗고 가야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이 너무 포괄적이면 현장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예를 들어 제조업 르네상스라는 슬로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조업 중에서도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AI자동차, SIC 반도체 같은 구체 아이템 중심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 부총리는 “이런 산업을 키우기 위해 재정, 세제, 인력, 규제 등 정부가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해외 전문가도 끌어와야 한다”며, “이런 식의 접근 없이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방향에 따라 경제정책 방향을 설계하고 있고, 앞으로도 한국은행과 긴밀히 협력하길 바란다”며, “좋은 의견이 있으면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구윤철 부총리의 한은 방문에 대해 “기재부 부총리가 직접 한은을 찾아온 것은 드문 일”이라며, “이형일 차관, 윤인대 차관보 등과의 협력도 원활했는데, 부총리 취임 이후 협력이 한 단계 더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특히 “최근 타결된 관세 협상은 개인적으로 한국 입장에서 잘 된 협상이라고 본다”며,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두고 큰 부담을 덜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협상이 잘못됐다면 통방 결정이 매우 어려워졌을 것”이라며, “어려운 시점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신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구 부총리가 발간한 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구 부총리께서 보내주신 책을 읽어봤는데, 한은에서 구조개혁 관련 연구를 할 때 참고가 많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이 구조개혁 관련 연구를 발표하면, 이익을 보는 사람은 반기지만 손해보는 사람은 왜 이런 걸 하느냐며 불만을 제기한다”며, “초기에는 잡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씽크탱크 역할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재부가 구조조정의 가장 큰 수요처인 만큼, 연구 성과 중에서 괜찮은 아이디어는 정부가 활용해주면 좋겠다”며, “그럴 경우 연구자들도 힘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 부총리는 이날 F4 회의(금융 4기관장 회의)에 대해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계속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긴밀한 협력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