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Y·기아 EV3 베스트
전기차 보조금 소진율 77.2% 달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던 국내 전기차 시장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 전기차 보조금 소진율이 약 77%에 달할 정도로 신차 효과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 소진으로 지급을 중단했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만514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056대보다 67%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9만35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7% 늘었다.
지난달 베스트모델은 테슬라 모델 Y가 6559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기아의 EV3가 2307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는 1618대, 기아 EV4는 1569대, 경형 모델인 기아 레이 EV는 1499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와 테슬라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 증가는 신차 효과로 풀이된다. 주요 신차는 현대차 아이오닉 9, 기아 EV4, BYD 아토3, MINI ‘더 뉴 올-일렉트릭’ 3종 등이었다. 전기차 선택지가 넓어지고 보조금 대상이 되는 모델이 다수 포함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수요가 몰린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판매 호조에 전기차 보조금도 가파르게 소진되고 있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161개 지방자치단체의 전기 승용차 구매 보조금 소진율은 77.2%에 달했다. 민간 물량으로 공고한 전체 11만6372대 중 보조금 지급 후 출고가 완료된 전기차는 8만9815대로 집계됐다.
경기도 의정부·부천시·광명시·평택시, 광주광역시, 충청북도 청주시 등은 예산 소진을 이유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대전광역시, 경기 구리시 등은 잔여 물량이 약 50대가량밖에 남지 않았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승용·화물 전기차 보조금 대상자 선정이 마감됐다”며 “취소물량 발생 시 기존 신청 건에 한해 연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 추세라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보조금이 조기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도 신차 출시가 지속돼 수요가 한차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아이오닉 6,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일렉트릭, BYD 씰 등이 주요 신차로 꼽힌다. 이에 일부 지자체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라 보조금 공고를 추가로 낸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신차 출시와 함께 예년보다 보조금 지급이 앞당겨지면서 전기차 판매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기차 구매에 보조금 지급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산 등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