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글러 이사 후임 2명 압축, 이번주 발표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를 4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이 명단에는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포함되지 않았다. 베선트가 연준 의장직 제안을 고사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스콧을 좋아하지만 그는 현재 자리에 머물고 싶어 한다”면서 “어젯밤에 직접 물어봤다. ‘하고 싶은가?’ 그가 ‘아니요, 지금 자리에 있고 싶다. 대통령과 함께 일하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그래서 ‘고맙다, 기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백악관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는 “연준 의장 후보를 4명으로 압축했다”면서 전 연준 이사인 케빈 워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인 케빈 해싯 등을 언급했다. 두 사람 모두 저금리 정책을 지지하는 인물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도 후보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두 케빈 모두 훌륭하며, 다른 후보들도 아주 훌륭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1일 돌연 사임을 발표한 후 나왔다. 쿠글러 이사는 8일부로 사임하게 되며, 이에 따라 트럼프는 연준 이사회에서 원하는 인사를 지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쿠글러의 사임에 대해 “기분 좋은 깜짝 소식이었다”고 평했다. 또 “쿠글러의 후임을 두 명으로 좁혔다"면서 "이번 주 안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연준 이사회는 의장을 포함한 7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이들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미셸 보먼 부의장과 월러 이사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나머지 5명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과 이번에 사임한 쿠글러 이사를 제외한 3명의 임기는 6년 이상 남았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파월 의장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임기 종료 전까지 ‘그림자 의장’을 지명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그 방식(그림자 의장을 임명하는 방식)을 취하겠다고 확답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앞서 트럼프는 1기 집권 시절인 2017년 11월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으며, 이듬해 2월 상원 인준을 받아 취임했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파월이 당시 자신에게 “금리를 아주 낮게 유지하겠다. 나는 저금리 지지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했다. 시장은 연준이 9월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은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p) 하향 조정했는데, 트럼프는 이 조치가 당시 민주당 대선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를 돕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