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수 116.52...전년比 2.1%↑
가공식품·수산물 높은 상승세 계속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1%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2%대를 이어갔다. 폭염·폭우 영향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올라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5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4월까지 2% 초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5월(1.9%) 1% 후반대로 내려왔으나 6월부터 두 달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가공식품 물가는 출고가 인상 영향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0.35%포인트(p)를 견인했다. 전달(4.6%)보다는 증가 폭이 줄어들었지만 4%대의 높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0.35%p 끌어올렸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1.0% 떨어졌다. 6월(0.3%)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빵(6.4%), 커피(15.9%), 햄 및 베이컨(7.1%)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수산물도 7.3% 올랐다. 특히 고등어가 전년 동월 대비 12.6% 오르며 상승 폭이 컸다. 생선과 해산물 등 물가를 보여주는 신선어개는 7.6% 상승했다. 2023년 2월(8.1%)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 물가는 0.1% 내렸지만, 전월(6월·-1.8%)보단 하락 폭이 줄었다. 폭염·폭우 등의 영향으로 과일·채소류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농산물 중 과실 물가 하락률은 3.8%로 전월(6월·-7.4%)보다 많이 축소됐다. 폭우 피해로 수박이 20.7% 뛴 영향이다.
축산물 가격도 뛰었다. 국산 소고기는 4.9%, 돼지고기는 2.6%, 달걀은 7.5% 올랐다. 특히 한우 가격이 크게 뛴 건 7월 하순부터 지급된 소비쿠폰 영향이 일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식 소고기 물가도 1.6% 오르며 전월(6월·1.2%)보다 강세를 보였다.
박병선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폭염과 폭우 영향으로 출하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가 큰 폭으로 늘면서 수박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채소·과실 물가가 지난해에도 높았기 때문에 전년 동월 대비 상승 폭은 크지 않지만 전월 대비로는 상승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쿠폰이 지난달 하순쯤 발급되면서 정확한 영향을 알긴 어렵지만, 소비쿠폰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심리는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도 소폭 증가했다. 월세와 전세 물가는 1년 전보다 각각 1.1%, 0.5% 상승했다. 전달(6월)과 비교하면 각각 0.1%p씩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0%로 전달(6월·2.0%)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3% 상승했다.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5% 올랐다.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1년 전보다 0.5% 하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기상여건, 국제유가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있어 관계부처 합동으로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축수산물·석유류 등 민생과 밀접한 주요 품목 수급 상황을 자세히 점검하고 변동 요인엔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