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전력 피크 시점 달라지고 있어
영국, 2분기 수력발전량 40% 감소
프랑스·스위스 원전 가동 중단하기도

올해 6월은 서유럽에서 가장 더웠던 달로 기록됐다. 유럽 전력산업협회인 유로일렉트릭 분석에 따르면 6월 23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2주간 계속된 폭염 기간 유럽연합(EU) 지역의 전력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다. 스페인은 같은 기간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으면서 전력 수요가 16% 증가했다.
동시에 무더위로 유럽 곳곳의 원자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가 발전 용량을 줄이거나 아예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의 얀 로제노 에너지 프로그램 대표는 “올여름 폭염은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유럽에서는 일반적으로 겨울에 전력 수요가 최대치를 기록하지만 여름에 갈수록 더워지면서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에너지 분야 싱크탱크인 영국 엠버(Ember)는 “지난달 초 독일의 전력 수요가 최대 1.5TWh(테라와트시)까지 치솟았다”면서 “이는 1월 평균 수요와 맞먹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스페인은 폭염 기간 전력 수요가 0.83TWh로 1월 평균 0.72TWh를 웃돌았다.
이에 대해 FT는 “유럽은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온난화하고 있다”며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폭염을 포함한 극심한 기상 현상의 강도가 세지고 그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여름철 전력 시스템에 엄청난 부담이 가해졌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피렌체와 베르가모는 지난달 1일 폭염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크리스티안 루비 유로일렉트릭 사무총장은 “송전 사업자들이 힘든 현실에 직면했다”면서 “이제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전력회사 SSE는 폭염과 극심한 가뭄은 영국 내 수력발전소 발전량이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40% 줄었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스위스 원전들은 무더위에 원자로 냉각이 어려워지면서 올여름 초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축소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