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설비 계약 우협 선정 중
세아베스틸지주, 텍사스 공장 내년 상반기 완공 목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됐지만,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품목별 50% 고율 관세가 유지됐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의 미국 현지 설비 투자 현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 루이지애나에 58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설 중이다. 6월 말에는 제철소 건설을 위해 현지법인 ‘현대스틸 루이지애나 유한책임회사(LLC)’를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 제철소 프로젝트에는 포스코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제철소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가장 크고, 현재는 지분율 등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철소는 2029년부터 연간 270만t(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과 일반 강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에 현대제철소는 지난달 제철소 부지 조성을 위한 지반 조사를 진행했고, 이달 말까지 핵심 설비 계약과 관련한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대해 50% 관세를 유지하면서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제철소 건설 일정을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아직은 초기 설계와 입찰 단계라 제철소 완공과 본격 가동 시점을 앞당기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제철소 측도 올해 안에 지분율 등 제철소와 관련한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중견 철강사들도 미국 현지에 설비를 마련했다. 세아제강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강관 2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세아스틸 USA(SSUSA)를 2016년부터 보유 중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약 2130억 원을 투입해 같은 텍사스에 특수합금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지법인은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SST)다.
세아베스틸지주 측은 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완공 시 연간 6000t 규모의 특수강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특수강은 우주항공·방산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미국 현지 생산은 철강 관세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보잉, 록히트마틴 등 우주항공 기업이 밀집한 텍사스에서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씨엠도 텍사스 휴스턴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했지만, 현지 생산 설비 투자 계획 등은 없는 상황이다. 현지 사무소는 현지 시장 조사 및 네트워크 확보 등의 전초기지로 운영 중이고, 장기 프로젝트 성격이 강한 설비 투자는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철강사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문제가 발생하기 전부터 이미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전략을 오랜 기간 검토해 왔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 수요가 느는 데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설비 투자는 해외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며 “대다수 기업이 미국 외에도 동남아 등에서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 스틸과 합작해 현지 제철소를 지었다.
한편 이번 미국의 철강 관세가 국내 철강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 중 상당수가 에너지용 강관이라 대형 철강사의 대미 수출량은 적은 편”이라며 “이번 철강 관세 유지가 이들의 수출 전략 전반을 흔들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