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범죄자 목소리까지 식별하는 AI 개발
LG유플러스, 범죄 조직 악성 앱 서버 추적한다
통신 기반 금융 사기가 진화하자,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전면전에 돌입했다. 스팸·스미싱·보이스피싱 등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음성 변조 탐지, 화자 인식, 이상 통화 감지 등 AI 보안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사의 AI 사이버보안 기술 ‘스캠뱅가드’를 AI 에이전트 '에이닷(A.)'에 적용했다. 스캠뱅가드는 미끼 문자나 피싱 시도 채팅을 탐지하는 AI 기술이다. 보이스피싱 통화 패턴과 사기범이 타인의 명의로 인증을 시도했는지도 분석한다.
또한, SKT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경찰청·금융보안원과 협력해 음성 스팸 및 보이스피싱 번호를 차단하고 있다. KISA의 블랙리스트 전화번호는 자동 차단하며, 경찰청에서 받은 보이스피싱 신고 번호가 고객에게 통화하지 못하도록 막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범죄와 연관된 통화 패턴 분석과 실시간 이상 징후 감지, 예측한 확률 점수를 에이닷 전화에 적용해 고객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KT는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목소리’까지 식별하는 AI 보안 서비스를 내놨다. KT는 ‘화자 인식’과 ‘딥보이스(AI 변조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한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 2.0’를 상용화했다. 이번 서비스는 기존 문맥 기반 탐지 기술에 더해, 범죄자의 실제 음성과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음성까지 AI가 식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제공한 ‘그놈목소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화자인식 기능을 고도화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과기정통부의 규제 검토와 기술 검증을 거쳐 상용화에 이르렀다.
KT는 올해 상반기 해당 서비스를 통해 91.6%의 탐지 정확도로 약 710억 원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KT는 향후 탐지 정확도를 95%까지 높이고, 금융권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의 연계를 강화해 실질적 피해 차단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앞서 은행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KT는 AI 탐지 데이터를 금융기관에 공유함으로써 출금 차단 등 실시간 대응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보이스피싱·스미싱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한 AI 기반 보안 풀 패키지를 공개했다. LG유플러스는 고객 서비스 과정을 모니터링, 범행 대응, 긴급 대응 등 3단계로 나눠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AI 시스템으로 스팸 문자와 악성 URL을 24시간 탐지한다. LG유플러스는 통신사 중 유일하게 범죄조직의 악성 앱 서버를 직접 추적해 네트워크 차단과 경찰 통보까지 연계하고 있다. 실제로 2분기 보이스피싱 사건의 약 23%가 이 추적 시스템을 통해 확인됐다.
범행 대응 단계에서는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가 보이스피싱 전화를 실시간 감지하고, 변조된 음성은 ‘안티딥보이스’ 기술로 구별한다. 긴급 대응 단계에서는 악성 앱 감염이 확인된 고객에게 알림톡을 보내, 보안 상담사나 경찰과 즉시 연결되도록 한다. LG유플러스는 향후 AI에 범죄조직의 통화 패턴을 학습시켜 대응 속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이동통신3사의 이 같은 노력은 급증하는 통신 기반 금융 사기에 따른 조치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1∼6월 보이스피싱 피해 액수는 64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미 지난해 1∼10월 피해액인 6081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