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선 협력 등 '슈퍼사이클' 기대감도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올해 2분기에도 줄줄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 등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가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와 한미 조선 협력 전용 펀드 조성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슈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1일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7조4284억 원, 영업이익이 953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3%, 153.3% 증가한 수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업일수 확대와 생산성 향상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엔진기계 부문의 매출 증가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업 부문별로는 엔진기계 부문이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이중연료 엔진 수요 확대와 인도 물량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20% 넘게 증가한 2011억 원을 기록했다.
조선 부문 영업이익은 건조 물량 증가와 선가 상승분 매출 반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5% 증가한 8056억 원을 기록했다. 해양플랜트 부문도 주요 프로젝트 매출 인식 확대와 수익성 개선 등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한 375억 원을 나타냈다.
계열사별로는 HD현대중공업이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8% 늘어난 4조1471억 원, 영업이익 은 141.1% 늘어난 4715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한화오션도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3조2941억 원, 영업이익은 371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29.9%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매출 증가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조업일수 증가와 함께 수익성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매출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저가 수주 컨테이너선의 매출 인식 비중이 축소되고, 고수익 LNG선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크게 개선됐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매출액은 2조6830억 원, 영업이익은 204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6%, 56.7% 증가한 수준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 원을 돌파한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해양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는 해외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예컨대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코랄 북부가스전 2호기 계약을 연내 체결할 계획이다. 이미 7일 아프리카 지역 선주와 약 8694억 원 규모의 해양생산설비 예비 작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는 점에서 모잠비크 코랄 북부 가스전 FLNG 본계약 체결 기대감도 높아졌다.
한미가 1500억 달러(약 208조 원) 규모의 조선 협력 전용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힌 점도 호재다. 펀드가 K-조선의 미국 시장 진출을 촉진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해서다. 이미 미국의 한화필리십야드(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과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 진출을 노리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세 협상 때 MASGA가 핵심 역할을 한 덕에 업계 내에서 미주 지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며 "정책적 지원과 정부 간 협력, 조선사들의 건조 기술 등이 맞물려 호황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