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저희는 마지막까지 (자동차 관세가) 12.5%가 맞다는 주장을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것이 상당히 많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며 “지난번 4월 1일 이후부터 각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협상들을 보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나 FTA나 이런 체재하고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금 전개가 되고 있다”고 했다.
또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요구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률은 이미 99.7%로, 일부 품목만 유보 상태”라면서 “이번 딜(거래)에선 특별한 양보나 추가 개방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일문일답이다.
-- 트럼프 대통령이 2주 뒤 한미정상회담을 예고했는데,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졌나.
“구체적 날짜는 아마 이제 바로 곧 한미 외교 라인을 통해서 협의가 이루어질 걸로 본다. 루비오 국무부 장관에게 ‘다음 주라도 날짜를 잡아라’ 했다는데 아마 대통령 일정이 있을 거 아니겠나. 대통령은 그렇게 이제 말씀하셨지만 곧이어 한미 외교 라인에서 그 문제를 구체적 날짜와 방식을 협의하게 될 것으로 본다.”
-- 이번 관세 협상에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이랑 방위비나 미국산 무기 구매는 어떻게 협상됐나.
“별개 이슈라서 같이 다뤄지지 않았다. 우리 고정밀 지도, 농축산물 이쪽도 우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하고 사실 제일 많이, 제일 일찍 논의를 많이 한 분야인데 이번에는 통상 위주로 신속하게 급진전이 되면서 그런 부분을 우리가 방어를 계속했다. 그래서 그쪽에 대한 추가적인 양보 이런 건 없다.”
-- 농축산물 쌀과 소고기는 일단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했나. 미국의 요구가 되게 거셌던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은 소고기를 30개월 월령 제한을 두는 나라가 전 세계에서 3개 나라뿐이라고 얘기를 하지 않나. 그런데 미국 소고기 수입 1위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당연히 고성이 오갔을 거고 우리 정부 내에서 협상 전략을 논의할 때도 부처 간의 고성이 오가고 그런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농축산물 가진 정치적 민감성을 정부 전체로 물론 개별 부처 입장은 다 다를 수 있지만,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이 판단할 땐 가진 정치적 민감성,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감안해 그것을 추가개방을 우리가 막는데 주안점 뒀다.”
-- 트럼프 대통령이 X(엑스)에 올린 글을 보면 미국과 무역을 완전히 개방할 것이며 농축산물도 포함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은)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협상을 책임진 각료들과 우리가 나눈 대화인데 농·축산물 부분이나 이런 데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고, 합의된 것이 없다.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생각해보면 미국 쪽에서 한 거니까, 대한민국이 우리나라 농축산 농업 프로덕트가 분야가 99.7%가 개방돼 있다. 다만 0.3%, 한 10개 내외 종목만 이제 유보돼 있다. 우리도 늘 그렇게 주장을 해왔고 그래서 이제 쌀, 소고기를 담당하는 USTR 쪽에서야 그 분야에 대해 아주 집요하게 이야기를 하지만 이제 통상이나 이런 쪽에서 보면 우리가 99.7%가 개방돼 있고 유보 조항이 10개 내외고 미국 소고기의 제1 수입국이라는 이야기를 통상이나 다른 부처들은 상당히 많이 공감해 줬다. 그래서 그쪽 분야에 대해 우리가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은 딜을 우리가 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이랑 (협상을) 할 때도 ‘내가 다 지정한 대로’라고 표현했는데, 일본도 펀드 구성에 대해 자세하게 그렇게 합의된 게 없기 때문에 다들 각각 설명들이 다르다. 우리는 일본 펀드를 정밀하게 분석했고 나와 있는 모든 정보를 양쪽으로부터 얻으려고 했다. 개별 외교 라인을 통해서도 들었고 어제도 조현 외교부 장관께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만나서 추가로 들었다. 그래서 정말 분석할 만큼 했다.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와서 회의할 때도 머리를 맞댔고 통상 변호사도 불러 분석을 했고 나름대로 일본 펀드를 심층 분석을 했다. 많은 정보가 밝혀져 있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훨씬 더 많이 포함했다.”
-- 자동차 관세는 15%로 나왔다. 그러면 기존에 누리던 FTA 효과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
“맞다. 우리는 12.5%가 맞는다고 당연히 주장했다. 마지막까지 12.5%를 끝까지 주장했다. 미국식 의사결정 과정을 들으셨겠지만 ‘됐고 우리는 이해하는데 대통령은 모두 15%다’라고 했다. 그거 가지고 얘기를 하려면 또 여러 틀이 흔들린다. 저희는 마지막까지 12.5%가 맞는다는 주장을 했다. 그런데 FTA라는 것이 상당히 많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관세가 지난번에 4월 1일 이후부터 각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협상을 보면, WTO 체제나 FTA나 이런 체재하고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금 전개가 되고 있다. 체제 자체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이해를 하고 있고 아쉬운 분야이다.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12.5%를 주장했다. 유럽의 경우 어떤 분야든 거긴 다 15%다.”
--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추가로 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알려졌는데 오늘 저희를 만나서도 추가로 ‘이것도 반영하라’라는 식의 요구가 있었나. 또 우리가 원래 처음에 목표로 했던 것만큼 이번에 결과물이 다 이뤄진 거로 봐도 되나.
“당연히 협상은 당연히 우리가 다 만족한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우리로서는 아까 말한 (자동차 관세) 12.5%, 그것도 관찰이 안 된 부분도 아쉽다. 조선업 펀드는 일종의 특화 펀드여서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도 되는 것이었다. 조선업을 키울 수 있다는 쪽으로 얘기하면 일반 펀드 규모가 줄어드니까 그렇게 했는데, 미국이 그렇게까지는 투자가 나오지 않는다며 난색을 표명한 영역이다. 일반 펀드가 2천억 달러에 조선 특화 펀드가 1500억 달러인데, 내역이 세분돼있지 않지만, 우리가 1500억 달러로 이해한다는 것은 미국도 안다. 일반 펀드는 미국이 구매를 보증하거나, 안전한 분야에 투자한다거나,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분야로 해야 한다는 표현은 사실 없다. 여러 안전장치를 뒀지만, 열려있는 펀드여서 그 범위를 줄였으면 했다.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 앞에 가기 전에 내세운 숫자가 있었다. 우려를 많이 했다. 일본과 협상에 관해 알려진 그런 상황까지 가면 어떻게 하나, 이런 걱정을 하면서 리허설하고 마음 졸이면서 회의했다. 당연히 러트닉 장관과 잠정적으로 합의한 안보다는 다소 늘어났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꽤 질서 있게 이뤄졌다고 본다.”
-- 온라인플랫폼법이나 AI(인공지능) 칩 관련 협의는 없었나. 펀드는 전부 직접 투자인가.
“온라인플랫폼법, AI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는 없다. 아무 관련 없는 이야기다. 협상 단계에선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최종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펀드 2000억 달러 중에는 직접 투자도 일부 있겠지만, 비율이 높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이 대출과 보증이라고 본다. 보증이 제일 많은 금액을 차지할 것 같고 그다음이 대출인데, 직접 투자는 비율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매우 낮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한도’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 협상을 참고해서 펀드에 세 가지 요소가 다 포함된다는 사실을 비망록에 적어놨다.”
-- 직접투자의 구체적 액수를 밝힐 수 있나.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모호한 게 좋다. 미국 대통령이 ‘셀렉트’(선택)를 해준다고 하니까, 사업이 오면 투자적격인지, 대출해줄 만한지, 보증할 수 있는지, 이런 것을 논의하는 단계에서 세부적으로 다뤄질 것이다.”
-- 이차전지와 반도체, 바이오 분야별로 정해진 금액이 있나.
“정해져 있지 않다. 사업이 제안될 것이다. 말씀하신 사업 영역은 예시로 적시해놨다.”
--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메시지에는 액화천연가스(LNG) 구매가 나오는데.
“구매는 1000억 달러로 LNG와 원유, 약간의 석탄 등 주로 에너지 분야다. 이것은 통상적으로 수입하는 규모여서 무리가 없다. 이번 딜(거래) 때문에 추가로 없는 수요를 만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중동산을 미국산으로 바꾸는 정도의 구성 변화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늘, 우리 경제 규모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 수입액이기 때문에 구매에 무리가 없다.”
-- 협상 과정에서 대통령이 특별히 주문한 것은.
“(관세 협상 보고는) 통상적으로 대통령께 보고드리는 것보다 훨씬 길게 받으셨다. 어제 비상경제점검TF도 대통령과 실장들의 관련 회의 때문에 10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 대통령이 보통 1시간 전쯤 모두발언을 보고 고치시는데, 어제는 집무실에서 7층 회의실까지 걸어가면서 (모두발언을) 보셨다. (대통령이) 엄청나게 이 주제에 집중하셨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저도 오늘 새벽에 2시이건 3시이건 전화와 보고를 드렸다. 제가 여기 온 이후로 이 일만큼 그렇게 집중해서 직접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정말 정밀하게 다 보셨다. 국익이 최우선이다, 당당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나머지 말씀이나 행보는 대외적으로 협상과 관련돼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강유정 대변인이 24시간 보고받는다고 한 게 그냥 한 말이 아니다.”
-- 반도체·철강 등 품목 관세는 어떻게 됐나.
“추후 반도체나 의약품 등의 품목 관세가 있으면 다른 합의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우리도 같은 수준의 최혜국 대우를 받는 것으로 적시해놨다.”
-- 펀드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보도가 있었다.
“구체적인 부분을 깊게 논의하기가 어렵다. 논의를 많이 했고 비망록에 정리했지만 공개할 수 없다. 우리의 이해와 기대가 무엇인지는 미국이 알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표현을 논박할 생각은 없다. 그런 정도로 딜(거래)이 되고 있지 않고, 일본이 안 했는데 우리한테 해줄 리도 없다. 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확보해놨다. 90% 부분에 관해서는 설명이 다 다르다. 원문에는 '투자로부터 이익의 90%를 ‘리테인(보유)한다’고 돼 있다. 백악관 ‘팩트 시트’에 나온 이야기인데, 펀드의 구조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추론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해석하기로는 재투자 개념일 것 같다. 사업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미국이 정말 좋은 사업을 추천하고, 구매 보증을 해주고 이익이 나면 계속 머무르는 것도 괜찮다. 이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것은, 정상적 문명국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가 물어보면 (미국 측은) 명확하게 답을 하지 않고 말이 달라지는 것이 있다. 펀드가 구성되고 담당 부처와 협의하는 단계에서 구체화할 것 같다. 그때는 우리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펀드가 운용되도록 입장을 개진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