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창비 서교빌딩에서 열린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탄핵 과정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백 교수는 "한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려고 스웨덴에 떠나기 직전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라며 "본인(한강) 역시 시상식에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했다고 나중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가서 훌륭한 수상 연설도 했다"라며 "대개 노벨상은 늙어서 새로 나올 게 없는 사람에게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창 활동 중이고 앞으로도 많은 작품이 기대되는 한 작가에게 주어졌다"라고 설명했다.
1938년 대구에서 태어난 백 교수는 브라운대와 하버드대에서 공부한 후 1966년 계간 '창작과 비평'을 창간했다. 이후 서울대 영문과 교수 등을 역임하면서 참여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분단체제론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매진했다.
이 책은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적 정책을 통한 통합과 전환의 미래를 담은 백 교수의 정치 비평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혼란스러워진 국내 정세를 성장의 기회로 삼아 진정한 개혁을 이루자는 게 백 교수의 설명이다.
백 교수는 "중도의 의미가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유능한 중도', '실용적 중도'라는 표현을 쓰는데 국정을 맡은 사람들이 유능해야 하고 실용적이어야 하는 건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랫동안 남북 분단이 지속하면서 일종의 체제가 형성됐다. 이게 분단체제인데 꼭 통일은 아니더라도 평화로운 공존, 점진적인 재통합 과정으로 바꿔야 한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변혁적 중도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이날 백 교수는 10일 이재명 대통령과 함세웅 신부와 함께 가졌던 오찬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대통령께서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적극 찬성"이라며 "단 AI 강국과 인문 강국이 함께 가야 한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