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시행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배임죄 확대 우려와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위한 각계 의견 청취에 나섰다.
민주당 코스피 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오기형 의원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상법 개정과 제도개선 과제: 배임죄·경영판단원칙 이슈와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됐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 당사자가 재판 전에 상대방이나 제3자로부터 소송과 관련된 증거, 서류, 정보를 상호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오 의원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과 관련해 배임죄의 범위가 과도하게 확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배임죄와 관련해 대법원이 판례로써 확립한 이른바 ‘경영판단의 원칙’에 대해서도 법제화 요구가 있어 입접을 전제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며 “디스커버리 제도가 충분히 도입되면 불법행위에 대한 민사적 책임추궁이 확대될 것이므로, 형사 및 행정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조건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도 디스커버리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형사적 배임죄가 비전문가인 법원에 의해 자의적으로 적용되고 경영판단의 자율성을 위축시키는 건 원고가 기업 내부정보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우리 법 체계 상 민사 소송에서 원고가 기업 내부정보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주나 이해관계자들이 수사기관의 힘에 먼저 기대는 관행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민사 중심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원고가 기업 내부정보에 대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토론회 발제는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가 ‘상법개정과 제도개선 과제: 디스커버리 도입’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표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 한수원과 한전의 소송이 미국에서 진행된 이유는 바로 미국의 디스커버리 제도를 이용하기 위함이었다”며 “이는 우리 사법체계의 공백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되면 피해자들이 배임죄 고발이라는 우회로 없이 민사소송 절차 안에서 공정하게 다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