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ㆍEU 등 주요 OECD에 15% 관세 +투자
아시아 非OECD 국가 대부분 19~20% 관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다음 달 발효 예정이던 30%의 고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하면서 대서양 무역전쟁이 일단 봉합됐다. 다만 6000억 달러(약 827조7000억 원) 대미 투자가 조건에 포함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영국 스코틀랜드 턴버리에서 정상 회담을 마친 뒤 15% 관세 합의를 발표했다.
미국은 내달 1일부터 EU 수입품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 30%를 15%로 낮춘다. 이에 대한 대가로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를 EU가 구매한다. 나아가 6000억 달러 이상의 대미 투자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방위 장비 구매도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금액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수입하는 유럽산 자동차의 품목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다만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은 수십조 원대 별도 투자 계획을 내세워 자체 협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15% 자동차 관세가 여전히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항공기 및 부품, 일부 화학제품, 신약 특허가 만료된 복제 의약품, 반도체 제조 장비 등 전략 물자는 상호 무관세에 합의했다. 반면 EU산 화장품 관세는 현행 0%에서 15%로 오르고, 현행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50%는 유지한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경제권 간의 합의가 이뤄졌다. 이는 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합의 성과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담 이후 “EU의 모든 회원국이 미국에 대한 관세를 ‘제로(0)’로 하고, 무역 시장 개방에 합의했다”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대서양 무역 전쟁 전면전은 일단 피하게 됐다. EU는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었으나 이번 합의로 발동을 보류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작년 기준 미국의 대EU 수출은 3697억 달러(약 509조 원), 수입은 6056억 달러(약 835조 원)였다.
이로써 미국은 5월 영국(10%)을 시작으로, 베트남(20%)과 인도네시아(19%)·필리핀(19%)·일본(15%)·EU(15%)까지 총 6개 국가 또는 국가연합과 관세 합의를 마쳤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주요 선진국엔 15%를 마지노선으로 관세를 낮추는 반면, 개발도상국에는 19~20% 안팎의 비교적 고율의 관세가 적용되는 분위기다.
양측이 각각 발표한 합의 내용에도 일부 온도 차이가 존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회담 직후 의약품에 대한 15% 관세율 적용 여부를 둘러싸고 엇갈린 설명을 내놨다. 이후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양측이 의약품에 대한 15% 관세율에 합의한 것이 맞다”고 정정했다.
또 EU는 철강 관세가 인하되고 수입 쿼터(할당량)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은 철강 수입에 관련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국과 EU의 무역 합의 타결 소식에 유로화 가치는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 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0.2% 상승한 1.1763달러에 거래됐다. 협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1.1770달러까지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