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TO 테스트베드 완료…제도화 앞두고 법안 처리만 남아
전문가 “RWA, 법적 인프라 시급…코스피 5000 견인 가능성도”

전 세계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블록체인 기반 실물연계자산(RWA)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도 한국예탁결제원 주도로 토큰증권(STO)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관련 법안 처리가 지연되며 본격적인 상용화가 미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RWA를 차세대 금융 혁신의 핵심으로 보고, 제도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9일 RWA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고 비허가형 블록체인에서 확인되는 RWA의 시가총액은 253억 달러(34조9367억 원)에 달했다. 전월 대비 3.34% 증가한 수치로, 이 중 사모 대출이 152억 달러, 미국 국채가 68억 달러, 원자재가 17억 달러를 각각 차지했다.
RWA는 국채, 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 대한 권리를 디지털 형태로 전환해 블록체인상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한 자산을 의미한다. 발행자는 이러한 RWA 구조를 통해 기존보다 자산을 더 손쉽게 유동화할 수 있고, 투자자는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실물자산에 분산 투자할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RWA 기반 자산을 디지털 증권 형태로 발행하는 방식이 바로 STO다.
RWA의 가장 큰 특징은 소유권과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상에서 자동으로 기록·관리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자산 유통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져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랙록은 미 국채 및 현금성 자산 등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를 토큰화한 '비들(BUIDL)'을, 프랭클린템플턴은 미 정부 채권을 기초로 한 펀드를 토큰화한 'BENJI'를 출시했다. 이달 23일(현지시간)에는 뱅크오브뉴욕(BNY)멜론이 골드만삭스와 협업해 토큰화 MMF 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RWA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이 이어지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2월부터 '토큰증권 시스템 기능분석 컨설팅'을 추진하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전 분석을 시행했고, 같은 해 10월부터는 약 8개월간 토큰증권 테스트베드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해왔다. 해당 사업에는 신한투자증권과 부동산 STO 전문 기업 펀블 등이 참여해 실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본격적인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애초 이달 21일 국회에서 심사 예정이던 토큰증권 관련 법안은 일정이 미뤄지며 8월 중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토큰증권(STO)의 제도화를 위한 법안으로 민병덕·김재섭 의원 등이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이 계류 중이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에서는 RWA 기반 상품이 스테이블코인과 결합해 시장을 확장하고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국내는 법적 기반이 미비해 사실상 관련 사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재 국회에 계류된 STO 관련 법안은 여야 간 이견이 거의 없는 만큼, 조속히 처리해 법적 인프라를 갖출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RWA를 포함한 블록체인 기반 신산업은 주식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으며, 코스피 5000시대를 여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어 더욱 주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