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기 신도시 가운데 남양주 왕숙지구의 본청약 일정이 발표되면서 전체 5개 신도시 모두 첫 입주자 모집 공고를 마쳤다. 하지만 실제 공급 실적은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2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달 24일부터 남양주 왕숙 A-1·A-2 블록에 대한 본청약이 시작됐다. A-1은 629가구, A-2는 401가구로 총 1030가구 규모다. 이는 왕숙지구 첫 번째 공급이자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되는 3기 신도시 본청약이다.
왕숙지구는 총 7만5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으로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3기 신도시는 남양주 왕숙을 비롯해 하남 교산(3만7000가구), 고양 창릉(3만8000가구), 부천 대장(1만9000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 등 총 5개 지구로 구성돼 있다. 전체 공급 예정 물량은 18만6000가구, 이 중 공공주택은 8만7101가구로 전체의 약 47%를 차지한다.
문제는 공급 속도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수도권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총 1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 가운데 3기 신도시 물량은 남양주 왕숙이 사실상 전부다.
LH는 A-1·A-2에 이어 7월 중 B-1(560가구), B-2(587가구) 블록에 대한 본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며 11월에는 A-24(391가구), B-17(499가구)도 공급할 예정이다. 총 6개 블록에서 3077가구가 올해 왕숙지구에서 공급되는 것이다. 나머지 4개 지구의 연내 추가 청약 계획은 없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3기 신도시에서 본청약이 실시됐거나 예정된 단지는 총 16곳, 9044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공급 계획의 약 4.9% 수준에 불과하다.
3기 신도시는 2018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되면서 당초 2022년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가 이뤄질 계획이었지만 2024년에 들어서야 청약이 시작됐다. 지연이 이어지면서 사업 발표 이후 첫 공급까지 5~6년이 소요된 셈이다.
사업 지연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행정 절차, 인허가 승인, 부대시설 및 공장 이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자재비와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공사비가 오르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실제 하남 교산 A2 블록(1115가구)은 당초 지난해 9월 본청약이 예정돼 있었지만 일정이 미뤄져 올해 3월에야 청약이 진행됐다. 남양주 왕숙의 6개 블록도 애초 지난해 11월 청약이 계획됐으나 실제 일정은 약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지연됐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가 수도권 내 주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공급처라는 점에서 사업 추진 속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공급 자체보다 언제 시장에 실제 물량이 투입되느냐가 가격 안정과 수요 분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는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실질적인 신규 공급이 투입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3기 신도시는 수요 흡수력이 큰 만큼 공급 시기를 더는 늦추지 않고 일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시장 안정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