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수교 50년에도 무역 불균형 심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을 만나 "혼란한 국제정세 속에 올바르고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AFP 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EU의 관계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라며 "혼란한 국제정세 속에서 양측이 올바르고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는 중국과 EU의 관계를 강조하는 한편 "국제정세가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혼란기를 겪고 있다"라며 "중국과 유럽의 지도자들은 다시 한번 식견과 책임을 보이고 국민 기대에 맞춰 올바르고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관세폭탄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새로운 연대의 구축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과 유럽은 다자주의를 주장하고 개방 협력을 제창하는 건설적인 힘"이라며 "양측은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신뢰를 증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것과 달리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실무적인 무역 논제를 꺼냈다. 그녀는 "양측 관계가 변곡점에 있다"며 "무역 등 불균형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U와 중국의 협력이 심화함에 따라 불균형도 심해졌다"며 "양국 관계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 세계적 관세 인상 속에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수교 50주년을 맞은 중국과 EU 관계를 개선하는 중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EU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불만을 표출해왔다. 중국은 EU에 전기차 추가 관세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은 회담 이전부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양측의 정상회담은 교차해 상대국을 방문하며 이뤄져 왔다. 이번 회담은 애초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 열릴 차례였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외 방문을 거절, EU 지도부가 관례를 깨고 방중했다. 일정 역시 이틀에서 하루로 축소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코스타 의장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만나고, 리창 총리가 EU의 두 의장ㆍ위원장과 함께 제25차 중국-EU 지도자 회담을 공동 주재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