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수 레시피' 확산하며 매출↑...작년 8000만 개 팔려 '주류 입성'

다양한 라면 라인업을 보유한 오뚜기는 제품 대부분이 부드러운 맛이란 평가를 받는다. ‘열라면’은 오뚜기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매운맛 라면이다. 출시 당시부터 비교적 최근까지 오뚜기의 가장 매운 라면 포지션을 맡으며 매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3일 오뚜기에 따르면 1996년 출시된 열라면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 8000만 개를 넘어서며 시장 주류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오뚜기의 라면 제품 중 진라면을 이어 가장 많이 팔리는 라면이다.
열라면이 출시된 1990년대 중반, 라면 시장의 화두는 매운맛 라면이었다. 1986년 출시된 농심의 신라면이 매운맛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듬해 연 매출 18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1991년 라면시장 1위로 도약하면서 시장에서는 매운맛 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에 오뚜기는 1996년 열라면을 출시했고, 삼양식품과 팔도도 이듬해 각각 ‘핫라면’과 ‘쇼킹면’을 선보였다.
1998년 빙그레의 ‘매운콩라면’까지 가세하며 매운맛 라면 전쟁이 열렸다. 열라면은 이 매운맛 라면 유행 속 홀로 살아남은 강자다.
열라면은 초기부터 ‘열나게 화끈한 라면’을 콘셉트로 삼아, 제품명 ‘열’에 불꽃처럼 타오르는 매운맛을 담도록 개발됐다. 다만 오뚜기 라면의 특유의 부드럽고 끝맛에서 느껴지는 단맛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었다. 오뚜기는 2019년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맛을 보강했다. 국물에는 감칠맛과 풍미를 한층 높여 더욱 깊고 맛있는 매운맛으로 개선했고, 감자전분을 활용해 면발의 쫄깃함도 강화했다. 붉은 고추와 칠리 추출물이 열라면의 핵심 원료로, 입안이 얼얼하고 몸에 열이 올라 먹고 나면 땀이 나는 매운맛으로 이름과 콘셉트에 충실한 맛이 특징이다.
매운맛의 척도로 꼽히는 스코빌지수(Scoville Heat Units·SHU)는 5013SHU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4404SHU)보다 맵다. 올해 나온 신제품 ‘라면의 맵쏘디’(6000SHU)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오뚜기에서 가장 매운 라면이었다.
열라면은 1990년대 중반 매운맛 라면에서 생존한 뒤 마니아층을 위주로 꾸준히 팔리다가, 최근 매출 역주행을 이뤄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빠르게 확산하며 판매 증대 기폭제가 됐다. 열라면 반 개 위에 순두부 반 모를 넣고, 달걀, 다진 마늘, 후추를 올려 끓이는 조리법은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즐기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 트렌드를 반영한 조합으로 유행했다.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의 인기로 2021년 상반기 열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37% 상승하며 역주행했다.
모디슈머 트렌드로 매출 역주행을 이뤄낸 열라면은 최근 SNS와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브랜드 라인업도 확장해 참깨라면의 고소함에 열라면의 매운 소스를 접목한 ‘열려라 참깨라면’, 마늘·후추·고추 3가지 매운맛이 특징인 ‘마열라면’, 매운 소스를 만두 속에 담은 ‘열라만두’, ‘대파열라면’ 등의 제품을 출시를 통한 열라면 관련 이슈를 창출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열라면은 매운맛을 기반으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맛을 개선하고 순두부 레시피 열풍을 통해 부활을 이뤄낸 제품으로, 앞으로도 혁신적인 라인업과 마케팅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