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없이는 5000도 없다”…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K-5000청사진 ④-1]

입력 2025-07-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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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7-2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공매도 등 정책 불확실성·MSCI 편입 불발 낮은 배당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코리아디스카운트’

한국 증시가 ‘코스피 5000포인트(p)’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단순한 숫자의 돌파를 넘어 코스피 5000p는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구조적 체질 개선을 이루지 못한다면 5000p는 허상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본지는 △글로벌 환경 △기업 체질 △투자 주체 △외국인 신뢰 △주도주 변수 등 다섯 가지 핵심축을 중심으로 코스피 5000시대의 실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外人, 복잡한 지배구조 탓 투자 외면
잦은 공매도 변경에 “못 믿겠다”
환율 급변동성 위험 요소 작용
배당성향 26%...美32%, 日36%

“이 시장은 믿을 수 없다.”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포인트(p) 시대의 청사진.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한국 증시에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수익률이 낮아서가 아니다.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부족이 핵심 문제로 지목된다. 잦은 공매도 정책 변화, 수년째 이어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실패, 미흡한 제도 투명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외국인의 대규모 복귀 없이는 코스피 5000은 그저 ‘그림의 떡’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공매도ㆍMSCIㆍ환율…외인의 신뢰가 흔들린다

한국 증시를 향한 외국인들의 불신은 여러 요인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공매도 정책의 잦은 변동에 따른 제도 불확실성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10월, 2011년 8월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한 2020년 3월부터 약 1년 2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이후 2021년 5월 코스피200,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부분 재개했다. 하지만 또다시 2023년 11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무차입 공매도 대거 적발을 이유로 2024년 6월 30일까지 모든 종목에 대해 전면 금지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 금지 조치는 올해 3월 30일까지 연장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했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외국인들에게 한국 시장이 언제든 변덕을 부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실제 과거 세 차례 공매도 제재 및 재개 후 외국인 거래대금 변동을 보면 첫 공매도 거래 금지 기간에는 코스피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이 17%에서 공매도 재개 후 1년간 20%로 증가했다. 2차 금지 기간 전후에는 17%에서 23%, 3차 금지 기간 전후에는 16%에서 22%로 외국인 비중이 는 바 있다.

수년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한국 증시는 6월 발표된 MSCI 연례 시장 분류에서 선진국 지수 편입은 물론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에도 또다시 실패했다. MSCI는 시장 접근성 평가 18개 항목 중 외환시장 자유화, 투자자 등록 및 계정 설정, 청산결제, 투자 상품 가용성 등 항목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했다.

특히 외환시장 자유화의 경우 원화 역외거래 제한 등 근본적인 구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선진국 지수 편입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아시아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했을 때도 선진 시장으로서의 면모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환율의 급변동성은 외국인 투자에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달러 강세 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는 상황은 한국 증시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낮은 배당, 복잡한 지배구조는 여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외면하는 또 다른 배경에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 지배구조와 낮은 배당 성향이 있다. 글로벌 큰 손들은 기업의 투명한 거버넌스와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투자 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국내 전체 상장사 배당성향은 2020~2024년 평균 28.1%로 여전히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2014~2023년 10년간 미국은 42.4%, 일본은 36.0%의 평균 배당성향을 보였다. 대만(55.0%)이나 인도(38.5%) 등 주요 신흥국과 비교해도 이 기간 한국은 26.0%에 불과해 주주 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더불어 순환출자나 사외이사의 독립성 부족 등 한국 기업 특유의 복잡한 지배구조는 외국인들의 투자의사 결정을 어렵게 한다.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기업 가치 평가를 왜곡하고, 소액 주주 권리 침해 논란을 야기하며 시장 전체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는 작년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들의 짧은 주주총회 소집 통지 기간과 주총 직전에 공시되는 사업 보고서, 이사 보수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을 문제로 지적하며 “20년 전과 비교해 진전이 거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지속하는 한 외국인의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됐던 것이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점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인 시도들이 어떻게 이뤄질 것이냐가 자금 유입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또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변화들의 시도들로, 예를 들어 배당에 대한 분리과세 같은 것이 외국인 자금의 시장 유입에 굉장히 중요한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외인 돌아오면 주도주는 바뀐다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 없이는 코스피 5000p 달성은 공허한 목표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외국인 자금의 한국 증시 유입이 늘어난다면, 시장의 판도와 주도주는 바뀔 것이란 예상이다.

외국인들은 주로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수출주나 금융주를 선호한다. 최근 5년간 외국인 순매수 추이를 살펴보면 반도체를 포함한 IT 업종, 그리고 조선, 기계 등 수출 중심 업종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해당 종목들을 중심으로 수급이 집중되며 시장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과거 외국인 보유 상위 종목들의 성과를 보면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한,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연기금과 외국인이 동반 매수에 나선다면 시장 상승의 모멘텀은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자 주체 중 외국인의 순매수 비율이 다른 투자 주체보다 국내 증시의 수익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며 “대형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35%,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31%로 수준으로 수급 부담도 낮다”고 말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의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외인 수급에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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