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본사 시위 이어 천막 농성 돌입
올해 5조 원 달성 목표 어려울 듯

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 화재 발생이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사측의 수습 로드맵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노사 간 공장 재가동, 국내 공장 이전, 해외 신공장 설립 등 수습 방안을 두고 견해차가 커지는 모양새다. 올해 연 매출 목표로 제시한 5조 원 달성은 국내 생산 차질과 미국 관세 여파까지 겹치며 비상등이 켜졌다.
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에 따르면 노조는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주 서울 종로구 금호타이어 본사 인근에서 공장 정상화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는 사측을 규탄한다는 시위를 연 뒤 점차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초 화재 수습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사측은 △광주공장 내 화재 영향이 없는 1공장 재가동 △함평 빛그린산업단지 이전 △유럽 신공장 건설 등 세 가지 방안을 두고 고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공장이 국내 생산량의 약 20%를 담당했던 핵심 거점이었던 만큼 국내외 총 생산량 확보, 재원 마련, 고용 등 여러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노조는 화재 이후 광주 1·2공장 가동이 모두 중단된 상황이 길어지면서 빠르게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내 공장을 축소, 해외 공장 설립 우선 추진을 하려는 방안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함평 신공장 1단계 건설 시 연간 600만 본 생산 규모 확보 △최종 연간 1400만 본 생산 규모의 신공장 완공 △피해 없는 광주 1공장 즉시 가동 등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광주공장 화재가 발생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약속한 공장 정상화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변경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내 공장 축소 없는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피해 보상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노조와의 협의를 마친 뒤 로드맵 발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로드맵 공개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사 모두 지속해서 협의 진행 중이며 빠른 시일 내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호타이어가 올해 역대 최대 매출 ‘5조 원’ 달성하겠다는 계획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화재로 인한 손실 규모는 지난해 매출의 20%에 달하는 약 9000억 원으로 예측됐다. 앞으로는 국내 생산 차질에 미국의 관세 정책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2분기에는 화재 및 관세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실적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금용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5% 증가한 1조2230억 원, 영업이익은 10.39% 늘어난 167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