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기대가 반영돼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12포인트(0.04%) 내린 4만4323.07에 마무리했다. 반면 S&P500지수는 8.81포인트(0.14%) 상승한 6305.6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8.52포인트(0.38%) 오른 2만974.18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는 이번 주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맞이한다. 구글의 알파벳은 23일 나올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2.72% 올랐다. 같은 날 실적을 내놓을 테슬라는 0.35% 하락했다. 애플(0.62%), 메타(1.23%), 아마존(1.40%) 등도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보합세를 나타냈고, 엔비디아는 0.06% 떨어졌다. MS와 메타는 30일, 애플과 아마존은 31일, 엔비디아는 다음 달 27일에 각각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은 평균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상당 부분은 빅테크 기업들이 견인할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은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기업들이 전분기 가이던스를 대체로 충족하거나 상회했고, 기업 이익이나 소비 지출에서 약화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S&P500의 11개 섹터 가운데 7개가 강세를 나타냈다. 통신서비스가 1.9% 오르며 선두를 달렸고 소비재가 0.6% 상승으로 뒤를 이었다. 통신기업 버라이즌은 연간 이익 전망치를 높인 후 주가가 4.04% 뛰었다.
또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유예 기한인 내달 1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관세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완화할 수 있는 무역 협정 타결에 베팅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전날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달 1일 이후로 관세 부과가 또 연기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 ”아니다. 그건 엄격한 마감일“이라면서도 ”새로운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이후에도 국가들은 우리와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의 협상과 관련해서는 “오늘 아침에 EU의 무역협상가와 30분 정도 통화했고, 아직 많은 (협상) 여지가 있다. 우리는 합의를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EU가 미국에 보복관세 조처를 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관세 불확실성이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24일 발표될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7월 S&P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를 주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22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설에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단서를 찾을지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배제했으며, 9월에 0.25%포인트(p) 인하될 확률을 50% 넘게 봤다.
국제유가는 21일(현지시간) 이틀째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14달러(0.21%) 내린 배럴당 67.2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0.07달러(0.10%) 떨어진 배럴당 69.21달러로 종료했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새로운 제재가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EU는 1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대한 18번째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번 조치에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 인하와 러시아산 원유로 정제한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인도의 나야라에너지에 대한 금수 조치가 포함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8일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대해 일정 부분 면역력을 쌓았다”고 밝혔다.
EU 제재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일 안에 평화 협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수출품 구매자들에게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데 뒤이어 나왔다.
ING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제재 패키지 중 실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제3국에서 러시아산 원유로 정제한 제품에 대한 EU 수입 금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를 모니터링하고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유럽증시는 21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였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2포인트(0.08%) 소폭 내린 546.58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18.29포인트(0.08%) 상승한 2만4307.80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20.87포인트(0.23%) 오른 9012.99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24.45포인트(0.31%) 하락한 7798.22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협상 종료 시점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며 시장의 이목이 관세 협상으로 쏠렸다. 하지만 이날 역시 미·유럽연합(EU) 간 협상의 구체적인 진척 내용이나 분위기를 예측할만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며 시장은 낙관도 비난도 하지 못한 채 혼조 양상을 보였다.
헨리 쿡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EU가 미국에 유리한 불균형한 관세 협상을 수용할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추가 인상하지 않고 EU의 대응 조치를 수용할 것인지에 달렸다”라며 “합의까지는 여전히 가능성이 작아 보이고,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게 문제”라고 분석했다.
앞서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협상 불발 시 다음 달 1일부터 30%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에 EU도 미국의 주력 수출품이 대거 포함된 대미 보복관세 패키지를 준비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관세 협상 타결까지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별 종목에서는 유럽 최대 규모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가 1분기 세후 이익이 8억2000만 유로를 기록했다는 발표 후 5.7% 올랐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7억1600만 유로를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지난해 동기(3억6000만 유로) 대비 2배를 뛰어넘은 수치다.
배달의 민족의 모기업으로 잘 알려진 딜리버리히어로는 네덜란드의 기술 투자회사 프로수스가 지분을 축소하고 이사회 자리를 포기한다는 발표가 나온 후 16.28% 급등했다.
국제 금값이 21일(현지시간) 5주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8.10달러(1.43%) 오른 온스당 3406.4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7일 이후 최고치다.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미국의 관세 발효를 열흘 앞두고 미국과 주요 거래 상대국 간의 관세 협상 진척 소식이 들리지 않으며 불확실성이 상승했다. 이에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 상승 심리를 부추겼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합의 시점이 아닌 협상 내용의 질”이라면서 “빠른 협상 타결을 위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값 상승세는 달러 약세에 따른 영향”이라면서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관세 시한이 다가올수록 협정 타결과 실제 관세 발효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22일 오전 8시 2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0.17% 하락한 11만7208.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0.06% 오른 3756.4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2.93% 상승한 3.54달러로, 솔라나는 9.08% 뛴 196.69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21일(현지시간)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64% 하락한 97.85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0.93% 내린 147.41엔에 거래됐다.
엔화는 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인 것은 엔화 강세가 영향을 미쳤다. 엔화는 재정 건전성을 중요시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에도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강세를 보였다.
아키라 모로가 아오조라은행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선거 패배가 이시바 총리 사임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었다”라면서 “하지만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위험 요소가 해소됐다는 안도감이 시장에 퍼지며 엔화 강세로 이어졌다”라고 분석했다.
후안 페레즈 모넥스USA 선임 트레이딩 디렉터는 “이번 선거는 기존 예상보다 여당과 이시바 총리에게 끔찍한 결과는 아니었다”라며 “여당은 의석 손실을 상당 부분 최소화해 사임을 강요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달러화는 엔화 강세 외에도 미 국채금리 하락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7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bp 내린 3.86%에 거래됐다.
마크 챈들러 배녹번 외환 수석 시장 전략가는 “나는 달러가 지난주에 정점을 찍었고, 해외 주요 통화는 같은 시기 바닥을 찍었다고 봤다. 이에 해외 통화는 이날 강세를 보인 것”이라며 “또한, 달러는 금리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데,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 하락이 달러 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