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40조원 육박 AI 방산업체
美국방비 증액 요구와 맞물려
“미국산 무기 구매 압박 커질 듯”

미국의 방위 기술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이 한국 시장을 상대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한국를 비롯, 아시아 국가에 미국산 무기 구입 압박이 점점 커질 전망이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안두릴은 다음달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제한된 인원을 모아 한국 지사 설립 기념 행사를 열고 공식 출범을 알린다. 미국 상무부 산하 상업서비스국이 주최하고 미국 대사관이 주관한다. 상업서비스국은 미국 상무부 산하 무역진흥기관으로, 기업의 해외 수출과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기념행사에는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개회사를 할 예정이다. 또 브라이언 쉼프 안두릴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사관은 최근 극소수의 한국 방산업계 주요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안두릴은 2017년 가상현실 기업 오큘러스의 창업자인 팔머 럭키가 설립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임무통제체계, 감시정찰체계, 무인잠수정, 드론 등 다양한 제품을 미 해군 등에 납품하고 있는 기업이다. 민간 주도의 소프트웨어 기반 개발 방식을 통해 전통적 방산 기업에 비해 빠른 개발 속도와 유연한 기술 적용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 해군과 국방부, 호주 국방부 등과 납품 체결을 하며 몸집을 빠르게 불려나가고 있다. 비상장사이지만 기업가치 약 280억 달러(약 40조 원)으로 평가 받는다.
안두릴은 4월 서울에 ‘안두릴인더스트리즈코리아 유한책임회사’라는 이름으로 한국 법인을 설립했지만 영업은 하지 않고 있었다. 안두릴은 영국, 호주, 대만에도 해외 법인이 있다. 안두릴 한국 법인은 현재 책임자급 채용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항공우주·드론 제조, 하드웨어 제조, 전자기계 제조 총괄을 비롯해 공급망 관리자 등을 뽑고 있다.
안두릴의 한국 방산시장 공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주문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이 제시한 상호관세 최종 유예시간(다음달 1일)을 앞두고 관세-안보 패키지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합의를 유지하는 대신 미국산 무기 구매 등을 패키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향해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는데 이는 곧 미국 무기 판매와 연결이 된다”면서 “(안두릴의 한국 진출도) 결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에 미국 무기를 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