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피해신고센터' 운영⋯"모두 보상"

SGI서울보증보험의 전산 시스템이 사흘째 멈춰서면서 전세대출 등을 기다리는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우선 기존 신청에 한해 '선대출, 후보증'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문의와 신청에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보증의 전산 시스템이 사흘 전 랜섬웨어 공격으로 장애를 겪으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해 전세대출, 휴대전화 할부 개통 등의 보증 업무가 현재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일단 SGI서울보증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시행 중이다. 시중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사전 심사를 마친 기존 신청자에 한해서만 '선대출, 후보증'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대출을 먼저 실행하고 이후 보증서 가입을 받는 형태다. 하지만 이는 기존 차주에게만 해당되며 신규 대출 신청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SGI서울보증의 전세대출 한도는 최대 5억 원으로, 주택금융공사(HF)의 2억2000만 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수도권 기준 4억 원보다 높다. 이 때문에 고가 전세 수요자는 SGI서울보증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이번 사태로 전세대출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SGI서울보증의 보증서를 담보로 하는 자동차 대출, 신용대출 등도 신규 신청이 어렵다. 주담대 실행 시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모기지신용보험(MCI)' 가입 역시 중단됐다. SGI서울보증의 MCI를 이용하면 서울 기준 5500만원의 방공제 금액을 차감하지 않고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차주가 대출 한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신청과 문의가 밀려들어 사실상 창구도 업무가 마미된 상태"라고 말했다.
복구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SGI서울보증은 1차 정상화 목표 시점을 17일로 잡긴 했지만,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SGI서울보증은 피해를 입은 고객과 기업에 대해 전액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오전 9시부터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피해자는 유선 전화로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다.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는 "한 건의 피해도 빠짐없이 보상하겠다"며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하고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도 사태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SGI서울보증의 경우 예스24와 달리 백업 데이터가 남아 있어 해커의 침입 경로와 시스템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해커로부터 금전적 요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해킹 사고를 겪은 마스턴투자운용의 경우 재택근무용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SGI서울보증 또한 보안 체계 관리가 미흡했던 정황이 확인되면 금융당국도 본격적인 검사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