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조사서 소상공인 85.1% 올해 최저임금도 '부담 크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줄폐업 위기 현실화 위기감
임금 인상 충격 피하려 신규 채용 축소, 기존 인력 감원, 무인·자동화 바람 거세질 듯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 가까이 오른 시급 1만320원으로 결정되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의 위기감이 팽배하다. 내수 부진과 지불능력 한계로 줄폐업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며 도미노 폐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업계는 고육지책으로 쪼개기 근무와 인력 축소 등을 통해 최악의 경영 환경을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에 따르면 국세청 자료 분석 결과 2023년 전국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자영업자인 사업소득 신고자는 772만 명으로 소득 평균값은 1859만 원이다. 월급으로 따지면 155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 11일 최종적으로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2.9% 인상된 1만320원이다. 월 환산액으로는 215만6880원(주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이다. 역대 정부 첫해 인상률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매해 오르는 최저임금으로 인해 업계는 최저임금보다 못 버는 소상공인들이 앞으로 더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직후 "늘어난 인건비 부담으로 허리가 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담은 더욱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라며 "깃털조차 무거운 한계상황의 소상공인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당장 인건비 부담 증가, 경영난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토로했다.
소공연이 올해 4월 11일~5월 6일까지 전국 1000여 곳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5.1%는 올해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인건비는 매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매출액은 2023년 1232만 원에서 지난해 1060만 원, 올해 855만 원 등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0만 원에서 265만 원, 209만 원으로 지속해서 뒷걸음쳤고, 이 기간 인건비는 306만 원, 257만 원, 232만 원으로 줄었다. 소상공인들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최저임금 인상(87.1%.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6월 117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실태 및 의견조사'에서도 중소기업 10곳 중 7곳(72.6%)이 올해 최저임금이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된 고용노동 요인으로 54%가 최저임금 인상을 지목했다. 내수부진 장기화와 대내외 불확실성의 복합위기에서 인건비 부담이 한계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인식이 크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에선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규 채용 축소와 기존 인력 감원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건비 인상에 취약한 편의점, 마트, PC방 등을 중심으로 시간대를 나눠 다수의 근무자를 고용하는 쪼개기 근무가 확산할 것으로 점쳐진다.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한 무인·자동화 바람이 곳곳에서 확산하면서 단시간제 근무자(아르바이트생)의 생계 불안 역시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공연 측은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부활, 소상공인 경영 안정 자금 지원 확대 등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실효성 있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