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ㆍ멕시코 생산 차종 美서 대체
CBS "GM 미국 생산 연간 200만 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애초 전기차(EV) 생산을 계획했던 자국 공장에서 픽업트럭 생산을 확대한다. EV 수요 감소에 대비하는 한편, 관세에 가로막힌 캐나다ㆍ멕시코 공장 생산분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CBS 등에 따르면 GM은 미국 공장에서 EV 대신, 내연기관 대형 SUV와 픽업트럭 생산을 확대한다. 먼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자리한 '오라이언 공장'이 거론됐다. 이곳에서 고급 대형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비롯해 픽업트럭인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등을 추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애초 2026년부터 전략 EV를 생산하려던 곳이다.
기업마다 부과된 평균연비규제(CAFE)가 사라졌다는 점도 GM의 EV생산 전략 변경에 힘을 실어준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CAFE 미준수 기업에 대한 벌금을 책정한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사실상 이를 폐지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내연기관차 생산 확대에 따른 걸림돌이 사라진 셈이다. GM은 CAFE 기준을 맞추지 못해 2022년 이후 1억2800만 달러(약 1770억 원)의 벌금을 내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미국 자동차 제조사의 '자국 생산'을 부추겼다. GM이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생산을 확대한다고 밝힌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는 캐나다 오샤와 공장에서 생산하던 차다. 고급 픽업트럭인 GMC 시에라 역시 멕시코 실라오 공장이 전략 생산기지였다. 그동안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한 대형 픽업트럭을 자국으로 가져왔던 셈이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은 30% 안팎의 관세에 직면한 상태다.
미국은 8월부터 캐나다산 비무역물품에 3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자동차의 경우 이미 4월부터 25% 관세를 부과 중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관세를 면제한다. USMCA 기준에는 △최소 75% 이상이 북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최종 생산 △북미 노동자의 참여 비율 △부품 원산지 비율 등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값싼 단순 부품의 경우 중국 및 동남아시아 생산에 의존 중인 만큼, 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차종은 제한적이다.
결국, 미국 자동차 제조사는 EV 산업수요의 정체와 캐나다ㆍ멕시코산 관세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자국에서 EV 생산을 늦추는 한편 픽업트럭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BS는 “GM이 밝힌 40억 달러(약 5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는 △미시간을 비롯해 △캔자스주 △테네시주 공장도 포함된다”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에서 연간 200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