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 A01, 자율주행 레벨3로 능숙한 주행
내년 상반기까지 무료…일반 시민도 탑승 가능

“안녕하세요. 자율주행 버스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운행 중에는 승객 여러분에 안전을 위하여 자리 이동을 삼가 주시고 안전벨트 착용 부탁드립니다.”
버스가 운행을 시작하자 평소 들어본 적 없는 안내 멘트가 탑승객을 반긴다.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버스는 부드럽게 차선을 변경하며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기사가 핸들도, 페달도 조작하지 않지만 평범한 버스처럼 주행이 이어진다. 주인공은 동작구 일대를 달리는 ‘자율주행 마을버스’다.
15일 동작구에 따르면 자율주행 마을버스는 지난달 30일부터 약 2주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전날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마을버스에 자율주행을 도입한 것은 국내에서 동작구가 처음이다. 정식 운행에 앞서 10일 중앙대학교 후문에서 출발하는 동작구 자율주행 마을버스를 직접 탑승했다.
‘동작 A01’이라는 버스 번호를 부여받은 자율주행 마을버스는 △숭실대 중문 △숭실대입구역 △중앙대 후문 등 양방향을 왕복하며 총 8개 정류소에 승차해 승객들을 실어 나른다. 편도로는 1.62km 구간으로 평소 배차 간격이 길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던 지역에서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운행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10분까지, 2대 차량이 교차로 하루에 7회씩 총 14회 승객들을 태운다. 이용 요금은 내년 상반기 유상 운송으로 전환될 때까지 전액 무료다. 다만 환승할인 연계를 위해서는 일반 버스처럼 승‧하차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시범운영 기간 동작 A01은 동작구민을 대상으로 시승 체험을 진행했으며 약 270명이 자율주행 마을버스를 경험했다.
동작 A01을 탑승한 한 승객은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자율주행 마을버스를 타고 있다”라며 “평소 버스가 적은 언덕 구간을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동작 A01을 타면서 느껴지는 것은 의외로 ‘평범한’ 버스라는 점이다. 자율주행 마을버스인 만큼 일반 버스와 구조 자체는 조금 다르지만 주행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평범한 마을버스와 같았다.
우선 동작 A01의 운행 구간 대부분이 좁은 언덕길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오르막, 내리막 구간 모두 주행 중 충격이 거의 없었다. 길이 좁아 다른 차량과 상호작용을 해야되는 상황이 많지만 차선 변경, 정지‧출발 등의 과정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아울러 도로마다 다른 제한 속도도 미리 데이터에 입력해 해당 구간을 지날 때 자연스럽게 속도가 조절된다. 일반 버스와 조금 다른 점은 자율주행 차량인 만큼 모든 승객이 좌석에 앉아야 해 입석이 불가능하다. 만석 여부는 버스 외부에 부착된 ‘LED 좌석표시기’를 통해 탑승 전 확인할 수 있다.
차량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서는 차량이 도로와 차량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놓고 있는 상황 등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며 ‘자율주행 차량’임을 상기시켰다. 운전자의 경우 대부분 상황에서 차량을 조작하지는 않지만 회차 지역, 돌발상황 등 특수한 상황에서 차량을 직접 조작한다.
동작 A01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 에스유엠(SUM)의 박상욱 사업본부장은 “동작 A01에는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기술이 적용됐다”라며 “일반적인 차량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입히고 그에 맞춰 하드웨어도 개조해 자율주행 마을버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없었지만 정식 운행 시작 이후로는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정보안내 단말기(BIT)로 실시간 도착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내년 상반기까지 무료로 운행되는 만큼 더욱 많은 시민이 동작 A01을 탑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작구 관계자는 “자율주행 마을버스가 전국 최초로 동작구에 도입돼 자부심을 느낀다”라며 “앞으로도 신기술로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해 차별화된 교통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