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김정은 만나 “푸틴 조만간 정상회담 기대”…北 핵 개발 이해 표명도

▲러시아 외무부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2일 북한 원산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원산(북한)/로이터연합뉴스

북한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했다. 러시아 측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양국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13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장관은 전날 북한 원산에서 김 위원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잇달아 만났다. 특히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매우 가까운 미래에 김 위원장과 직접 접촉을 이어가길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양국은 이번 회동에서 북한 군인의 러시아 추가 파견과 민간 교류 등을 폭넓게 논의하고 상호 협력을 강화할 방침을 확인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해 “모든 조치에 전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양국은 국제 정세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고위급 대화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외무장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군 추가 파병과 관련해 “양국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라 북한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무 장관 회담에서는 북러 간 여행경로 정비 등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인 관광 분야 협력 강화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이 북한 측에 ‘국가의 안전과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북한의 정당한 노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핵·미사일 개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타스통신 역시 라브로프 장관이 최 외무상과의 회담 이후 “북한이 핵 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은 푸틴 대통령을 수행한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는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주요 관리들을 북한에 파견하고 있다. 6월에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두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도 최근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