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국내 아스팔트 도로의 노면 온도는 최대 52.8도까지 치솟는다. 이는 기온보다 최대 17.9도 높은 수치로 고온 상태에서 타이어와 도로 사이 마찰로 인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 장마와 극한 더위가 반복되는 여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전을 위한 타이어 관리가 중요하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가 예년보다 길고 강하게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장마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시간당 100㎜ 이상 폭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날씨는 도로 환경을 수시로 변화시키며, 운전자의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여름 장마철 도로는 마른 상태와 젖은 상태가 번갈아 나타나는 복합 노면으로 변한다. 이로 인해 차량의 접지력은 급변하고 제동력 확보가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도로와 직접 맞닿아 있는 타이어는 열기와 수분에 동시에 노출되며 마모와 손상에 취약해진다.
도로가 젖어 있으면 타이어의 배수 성능이 중요해진다.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수막현상이 발생한다. 수막현상이란 타이어와 도로 사이에 물이 끼어 차량이 물 위에 뜨듯 미끄러지는 현상으로 운전자가 조향이나 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다.
수막현상의 위험성은 주행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시속 80㎞ 이상에서 발생 확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강우량과 도로 상태에 따라 더 낮은 속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도로의 노후 정도나 배수 시설이 불량한 구간에서도 위험이 커진다.
타이어 트레드의 마모 상태도 핵심 변수다. 트레드 홈 깊이가 3㎜ 이하로 닳으면 젖은 노면에서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최대 2배 이상 길어질 수 있다. 트레드 마모한계선인 1.6mm 미만일 경우에는 타이어 교체가 필수다.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주변 물건을 활용한 간이 측정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두 장 두께(약 1.6mm)와 비교하면 대략적인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공기압 역시 중요하다. 공기압이 10% 부족할 경우 제동거리가 최대 8m 증가할 수 있다. 이는 시내나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수치다.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공기압 변화도 크기 때문에 월 1회 이상 점검이 필요하다. 공기압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에도 접지력이 떨어질 수 있어, 차량 제조사가 권장하는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
이외에도 타이어에 박힌 이물질, 손상 여부, 편마모 등도 체크해야 한다. 특히 비가 내리는 날에는 속도를 시속 20~30% 감속하고 차간거리는 평소보다 2배 이상 확보하는 것이 안전운전의 기본이다. 물웅덩이 통과 시에는 속도를 줄이고 두 손으로 핸들을 단단히 잡아야 수막현상에 대비할 수 있다.
도로에서 갑작스레 차량이 미끄러질 경우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기보다는 엑셀에서 발을 떼 자연 감속을 유도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고속도로 주행 중에는 차선 변경이나 급제동을 자제하고 물기 많은 구간에서는 미리 감속해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타이어는 자동차의 유일한 접지 장치이자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며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여름철에는 타이어 상태와 운전 습관 모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