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을 기점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반등할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기업 대부분이 양호한 주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데다 상장 철회 기업이 크게 증가한 점 등이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조언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신규상장 예정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제외)은 △뉴엔AI △싸이닉솔루션 △아우토크립트 △도우인시스 △프로티나 등 7곳이다. 지난달 4곳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수요예측 진행 기업 역시 총 13곳으로, 지난달 4곳(리츠 제외)에 비해 크게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IPO 시장 회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대어급 기업인 LG 씨엔에스와 서울보증보험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면서 하반기에도 대어급 IPO들이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현재 대한조선과 케이뱅크, 명인제약, 소노인터내셔널, 무신사 등 IPO 추진 의사를 밝힌 대어들은 여럿이며, 이 중 대한조선과 명인제약은 연내 증시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상반기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이 양호한 주가 수익률을 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상장한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률(8일 종가 기준)은 38% 수준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평균 수익률(28%)을 웃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상장 종목 중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5개 종목에 불과했다"며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 평균 수익률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상장 당일 가격 변동 폭 확대 영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상장 철회 기업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하반기 IPO 시장에 긍정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철회 기업들은 100%는 아니더라도 돌아오기 때문에 급증한 철회 기업 수는 하반기 상장 기업 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며 "무엇보다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해 확정 공모가가 정해졌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상단 또는 하단과 하단 미만까지도 기록하고 있어 건강한 시장 기능을 되찾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공모주 옥석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 하반기에도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다 꼼꼼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달부터 IPO 제도 개선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점도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공모 일정이 중첩되면 IPO 투자자들은 선택과 집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숲보다 좋은 나무를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