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률 94.7%로 파업권 확보
사측 제시한 내놓지 않으면 18일 1차 총파업
“정규직 채용 확대…책임 있는 교섭 나서야”

조선업종노조연대가 17일까지 사측이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조선노연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앞에서 총파업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서 17일까지 조합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18일 사업장별 4시간 이상 조선노연 1차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김범진 조선업종노조연대 국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조선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교섭 등을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촉구했다. 또 사측이 조합이 요구하는 내용에 대한 제시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앞서 조선노연 산하 사업장들은 5월부터 임단협 교섭에 돌입했다. 그러나 교섭에 지연되면서 전날까지 조선노연 소속 5개 사업장(현대중공업·현대삼호·현대미포조선·케이조선·한화오션)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진행됐고, 투표율 76.5%에 찬성률 94.7%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파업권을 확보했다. 가장 높은 찬성률은 현대삼호중공업지회(96.4%)고, 현대미포조선노조(95.8%), 현대중공업지부(95.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날 허원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사측은 어떤 대책도 없이 호황기를 맞이했고, 이에 대한 유일한 대책은 이주 노동자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며 “이는 전반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조선 해양 플랜트와 업종 교섭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병락 현대중공업사내하청 지회장은 “원·하청 간 이중구조는 아직 더 손을 봐야 할 문제”라며 “하청 노동자의 임금이 약 7% 상승한 것은 기본금 인상 때문이 아니며, 잔업 특권 연장을 통해 올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3월부터 하청 노동자들의 일당 1만 원을 삭감했고, 건조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 삭감 금액은 월 100만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조선노연 측은 이날 최원영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조선소 현장에서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사용자들은 정규직 직접 고용을 회피하고, 오직 값싼 이주노동자 확대에만 기대고 있는 현실”이라며 “인력난을 핑계 삼아 책임을 회피할 게 아니라, 안정적인 정규직 채용을 확대하고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 “조선업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나서 조선업종 전체의 공동 교섭을 시작해야 한다”며 “협회는 조선산업을 대표하는 조직인 만큼, 더 이상 무책임하게 뒷짐 지고 있지 말고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노동자의 생존을 위한 교섭 테이블에 즉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