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테니스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윔블던 3연패를 향한 질주를 이어갔다. 8일(이하 현지시간)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 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알카라스는 개최국의 마지막 희망 캐머런 노리(영국·61위)를 1시간 39분 만에 6-2, 6-3, 6-3으로 완파했다.
관중의 열띤 응원 속에서도 알카라스는 흔들림이 없었다. 첫 서브 성공률은 무려 89%(50/56). 에이스 13개를 꽂아 넣는 등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경기 내내 위너 39개를 기록한 알카라스는 단 한 차례의 위기도 허용하지 않았다. 윔블던에서만 19연승, 2023·2024년 우승에 이어 3연패를 노리는 알카라스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있다. 윔블던 3연패를 달성한 마지막 선수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였고 그마저도 2007년이 마지막이다.
알카라스는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잘해왔기에 팀과 함께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며 “시간이 된다면 런던 시내도 돌아보고 골프도 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최근 프랑스오픈 우승을 포함해 23연승을 달리는 그는 하드·클레이·잔디를 모두 제패한 유일한 남자 선수로서 올 시즌 다섯 번째 타이틀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편, 1번 코트에서는 테일러 프리츠(미국·5위)가 카렌 하차노프(러시아·20위)를 6-3, 6-4, 1-6, 7-6으로 제압하며 생애 첫 윔블던 4강에 진출했다. 잔디코트 강자로 변신한 프리츠는 올 시즌 잔디코트 전적 15승 1패로 슈투트가르트와 이스트본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상승세를 탔다.
프리츠는 이번 대회 초반부터 고비가 많았다. 1·2회전에서 모두 2m를 넘는 장신 강서버를 만나 풀세트 접전을 치렀고 그 여파로 체력 부담도 컸다. 하지만 이후 라운드부터는 안정된 경기력을 회복해 하차노프와의 8강전에서는 에이스 16개와 탄탄한 서브게임 운영으로 흐름을 틀어쥐었다.
2022년과 2024년 8강 탈락을 넘어서 처음 오른 4강. 프리츠는 이제 알카라스와 운명의 한판 승부를 펼친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통산 세 번째로, 앞선 두 번의 경기에서는 모두 알카라스가 이겼다. 프리츠는 “초반에 힘든 경기를 겪은 덕분에 경기 감각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며 “지금 흐름을 이어가 알카라스를 상대로도 최고의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알카라스와 프리츠의 준결승전은 11일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