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중한 분위기...“국익 위해 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통보하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8일)을 눈앞에 두고 일단 다음 달 1일까지 협상 시간을 번 만큼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 후 한 달 지났는데 매우 안타깝다”라면서 “정부는 남은 20여 일 동안 25% 관세 뒤집기를 위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특사단 파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속한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신뢰를 구축하고, 관세 협상을 주도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관세) 협상 테이블에 앉을 미국에 이재명 정부가 보낸 시그널은 대북 확성기는 끄고 한미회담은 오리무중이고 중국 전승절 참석은 검토한다는 입장”이라며 “자주파 국정원장에 반미 이력 총리, 대북 송금 사건 변호인이 국정원 핵심 보직으로 영입됐다. 국제사회에 불필요한 오해가 쌓이면 대외 리스크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경고장은 발송됐고 데드라인을 향한 초시계가 돌기 시작했다”며 “대통령실은 중국 전승절 불참을 조속히 공식화하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 지을 한미정상회담, 관세 협상에 역량과 힘을 집중하라. 그것이 방송악법보다 더 시급하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 김건 의원은 “정부는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에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미국과의 협의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8월 1일까지 남은 유예 기간이 길지 않은 만큼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국익에 기반한 호혜적 합의를 도출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하며 “8월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 관세는 모든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이유에서든 한국이 미국에 대한 관세를 올리기로 결정한다면 한국에 부과한 25%에 그만큼이 더 추가될 것”이라며 보복 관세 부과에 대해 사전 경고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신중한 분위기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관세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8월 1일에 발효된다고 하면 일단 유예된 것이기 때문에 (당은) 그 기간 안에 국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병기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원내대책회의에서 관세 협상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무역수지나 안보, 외교적 고려는 전혀 없이,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과 재선 전략을 위한 경제적 압박이 동맹국을 향해 날아들었다”며 “전기차, 철강, 반도체 같은 한국의 주력 산업이 정면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이 조치가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라며 “이는 미국이 한국을 단순한 무역 상대국, 아니면 정치 도구 정도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동맹은 상호존중이 전제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며 “사전 협의 없이 통보되고, 한국의 산업과 일자리를 위협하는 일방적 관세 조치는 정당화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이 국익 앞에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