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역사적 하단 근접…일각선 “주가 하단 견고” 반등 기대감

국내 배터리 업계를 이끄는 삼성SDI에 대한 실적 기대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며 반등에 나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49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가 컨센서스인 3150억 원을 56.25% 웃돈 수치다. 매출은 5조5654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1.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1.4% 증가하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반면 삼성SDI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영업손실 1570억 원, 매출 3조5379억 원으로 집계돼 전 분기 대비 적자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0.5%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수치다. 특히 연초 45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대치가 크게 낮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이차전지(배터리) 총사용량은 39.2%로 작년 동기보다 6.1% 내려갔다. 다만 점유율의 유지 및 일부 올라간 경쟁사들과 달리 4위인 삼성SDI는 13.1GWh로 8.5% 감소했다. 유럽과 북미 시장 내 주요 완성차 고객의 배터리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연초 3172억 원으로 예상됐던 3분기 영업이익은 7월 1011억 원으로,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109억 원에서 1926억 원으로 각각 크게 낮아지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다. 삼성SDI의 실적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실적 기대치 조정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상상인증권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30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LS증권은 16만 원에서 15만9000원, NH투자증권은 26만 원에서 22만 원, 신영증권은 27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낮췄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스텔란티스의 미국 내 EV 판매대수가 예상치를 밑돎에 따라 조인트벤처(JV)의 셀 생산량 또한 빠르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 친환경차(xEV) 고객사향 신차종 수주 기대, 미국 내 합작법인의 대체 공급처를 찾을 가능성은 기대 요인”이라고 짚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텔란티스 북미 공장 가동률은 단기에 개선되기 어려워 보이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다른 응용처로의 활용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으로, 낮은 가동률 지속에 하반기에도 적자 기조 이어질 것”이라며 “신규 플랫폼 수주가 지연되고 있어 주력 고객사 내 점유율 하락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으로, 2027년 GM향 신규 프로젝트 양산 전까지는 유의미한 실적 개선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다만 모든 증권사가 비관적인 전망을 한 것은 아니다. 흥국증권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23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삼성SDI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배터리 시장 개화 이전의 역사적 하단 평균에 근접해 주가 하단이 견고하다는 판단이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PBR은 0.64배로 배터리 시장 개화 이전 역사적 하단 평균에 근접했고, 최근 증가 중인 데이터센터용 수요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시 주가 하단은 견고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