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공장에서 대만 폭스콘 EV 생산 검토
日 경차 위탁생산 활발⋯초기 투자 리스크↓
올해 글로벌 車 위탁생산 규모 약 108조 원

일본 닛산자동차가 주력 공장인 옷파마 공장의 가동률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대만 폭스콘의 전기차(EV)를 대신 생산하기로 했다. 이처럼 수익성과 생산성, 신시장 진출의 경제성, 수요 충격 대응 등의 이유로 여러 완성차 제조사가 자체 생산 대신 외부 제조사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위탁생산 시장만 우리 돈 108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닛산이 폭스콘과 EV 분야 협력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다”며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닛산 생산시설인 옷파마 공장의 활용이 논의의 중심”이라고 전했다. 폭스콘은 EV 사업 확대를 위해 일본에서 제조 거점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61년 조업을 시작한 옷파마 공장은 닛산이 자체 생산기술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 핵심 시설이다. 2010년에는 전기차 '리프' 생산을 시작했고, 2019년까지는 5개 차종을 만들었다. 다만 최근 판매하락과 재고 증가 탓에 가동률이 감소했다. 한때 연간 24만 대를 생산하던 이 공장의 지난해 생산량은 약 10만 대에 불과했다. 가동률이 40% 수준에 그친 셈이다.
닛케이는 "폭스콘이 옷파마 공장에서 자사의 EV를 생산할 생각이 있고 닛산도 잉여 생산 설비를 폭스콘 측에 돌리면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협력이 성사되면) 닛산은 공장 폐쇄에 따른 정리해고 등 거액의 비용 발생도 억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폭스콘으로서도 처음 진출하는 자동차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투자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위탁생산이라는 대안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다른 브랜드의 완성차를 대신 생산하는 위탁생산은 2000년대 초부터 본격화했다. 자동차 제조사 공장은 소품종 대량생산에 집중하는 반면, 위탁생산을 도맡는 생산대행 기업은 소량생산에 집중해왔다.
오스트리아에 자리한 부품사 마그나슈타이어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재규어 등 다양한 완성차 제조사의 위탁을 받아 신차를 조립 생산한다. 대부분 판매가 많지 않은 특화 모델의 생산을 대행한다. 발주사는 생산설비를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존재한다.
경차 또는 소형차에 국한됐으나 일본에서도 위탁생산이 흔하다. 2010년대 초 마쓰다는 공장 가동률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닛산의 소형차를 마쓰다 공장에서 생산해 닛산에 납품했다. 경차 부문에서 생산능력이 탁월한 스즈키도 마쓰다가 발주한 경차를 직접 생산, 마쓰다에 납품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해진 위탁생산도 한때는 완성차 산업에서 극히 꺼리는 생산 방식이었다. 값싼 경차를 제외하면 생산 대행은 극히 제한적으로 운용됐다. 각각의 제조사가 지니는 브랜드 가치와 품질, 생산 기준 등이 달라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단가가 낮은 경차의 경우 한국에서도 제조사 직접 생산 대신 외주사에 위탁을 맡기고 있다. 나아가 EV 시대로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초기 투자 리스크 감소를 위해 ‘위탁생산 체제’를 속속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영난이 닥친 완성차 제조사로서도 공장 가동률 회복을 위한 대안으로 꼽힌다.
분석기관 리서치&마켓 보고서에 따르면2024년 글로벌 자동차 위탁생산 시장은 약 716억 달러(약 98조1000억 원)였다. 올해는 786억 달러(약 107조7000억 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나아가 2030년까지 1250억 달러(약 171조3000억 원) 수준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