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ㆍ화장실 쓰고 심리적 안정감 누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차박 이용객 증가
관광수요 급증하며 호텔 요금도 급등

일본 편의점 체인 '로손(LAWSON)'이 차에서 숙박하며 여행하는, 이른바 ‘차박(車中泊)’ 이용객을 대상으로 주차장을 대여한다. 매장의 전기와 화장실을 쓸 수 있고 쓰레기봉투까지 제공한다. 이용객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옆에 머물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로손 측은 단순한 주차장 제공을 넘어, 편의점과 숙박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ㆍ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로손 편의점이 이달부터 지바현 6개 편의점을 시작으로 차박족에게 주차장을 대여한다. 보완점 등을 마련해 일본 전국으로 확대 여부도 검토한다. 주로 온천 명소나 민가가 적은 국도변 편의점 등이 대상이 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차에서 숙박하며 여행하는 차박족은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급증했다.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자동차 안에서 안전하게 혼자 머물 수 있어 유행이 확산했다.
호텔 이용요금 급등도 차박이 유행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해외 여행객이 몰려들면서 일본의 숙박 요금은 최근 5년 사이 35% 안팎 급등했다. 결국, 값비싼 호텔을 대체할 만한, 저렴한 숙소를 찾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차박족이 많이 증가한 셈이다.
이런 트렌드를 눈여겨본 로손은 발 빠르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먼저 주차장 대여 서비스는 1박에 2500~3000엔(2만3000~2만8000원)의 요금을 받는다. 대신 차 1대당 2대분 크기의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오후 6시 이후 체크인해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매장 주차 공간에서 머무를 수 있다. 이용객은 매장 전원과 화장실을 쓸 수 있고, 쓰레기봉투까지 받는다. 이밖에 편의점의 각종 편의시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 주차장을 이용하는 만큼, 낯선 곳에서 차박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로손 측은 이번 서비스가 단순한 주차장 제공을 넘어, 편의점과 숙박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주변 온욕시설 등과 연계하거나 관광지 부근의 지점, 장기 체류형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업계에선 이번 시도가 점포 수 포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편의점 업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발행하는 경제 주간지 ‘주간 이코노미스트(Weekly Economist)’는 “일본의 차박은 여가 문화를 넘어 하나의 생활 양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라며 “이를 둘러싼 문화의 정착과 제도적 대응, 산업 생태계 변화가 동시다발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