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2~3석, 하원 선거구 8~10곳 집중 공략 계획
공화당 다수당 입지 위협
신당 운영, 법률적 한계 직면 지적도

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 신당인 ‘아메리카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게재했다. 결과는 찬성 65.4%대 반대 34.6%로 두 배 가까운 격차를 냈다.
머스크 CEO는 “2대 1의 비율로 여러분은 신당을 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주의가 아닌 일당제에 살고 있다. 오늘 아메리카당은 여러분에게 자유를 돌려주고자 창당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가 단일 정당 체제를 깨는 방법은 전장의 정확한 위치에 극도로 집중된 병력을 두는 것”이라며 “이를 실행하는 한 가지 방법은 상원 의석 2~3개와 하원 선거구 8~10곳에만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법을 위한 격차가 극히 근소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는 논란이 되는 법률을 놓고 결정적인 표를 내기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활동 시점을 놓고 한 X 이용자가 “중간선거인가 2028년(다음 미국 대통령선거)인가”라고 묻자 머스크 CEO는 “내년”이라고 답했다. 당장 내년 중간선거부터 노린다는 의미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 하원 435석 중 220석을 갖고 있다. 의회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지만 민주당과의 격차는 크지 않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때 하마평에 올랐던 의원을 거절한 적이 있었는데, 의석 공백으로 법률 통과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결과였다. 지난주만 봐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상원 51대 50, 하원 218대 214로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 상원에선 동률을 기록해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로 겨우 넘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 CEO의 아메리카당이 활동을 시작한다면 공화당은 내년 선거에서 다수당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잃지 않더라도 민주당과의 의석수 차이가 더 줄어 주요 법안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
주요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도 변수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대선 당시 공화당 캠프에 2억8000만 달러(약 3800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대부분이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들어갔지만, 선거를 치르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게도 전달됐다고 CNBC는 짚었다. 공화당 의원들이 머스크 CEO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복잡한 법률상의 이유로 신당 활동이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에서 정당 자격을 얻으려면 주 유권자의 0.33%를 당원으로 등록하거나 110만 명 유권자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후에도 정당 자격을 유지하려면 0.33%의 등록 기준을 지키거나 선거 시 주 전체에서 최소 2%의 득표율을 얻어야 한다. CBS뉴스는 “창당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에게도 벅찬 과제”라며 “주마다 투표용지에 어떤 정당이 등재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