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호황에…너도나도 “방산 해볼까” [무기의 시대, K-방산 다음을 묻다①]

입력 2025-07-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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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은 ‘방위산업의 날’이다. 관련 법 제정 이후 처음 맞는 기념일이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올해 수출 200억 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과거 무기 국산화라는 생존 전략에서 출발한 국내 방위산업은 이제 첨단 무기체계 수출국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그 위상이 바뀌었다. 이재명 정부도 K-방산 글로벌 4대 강국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K-방산의 성장과 그 이면, 또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기업 100여 곳 “방산 신규 진출 하고파”
캐즘, 공급망 불안에…완성차 업계 ‘잰걸음’

▲기아 중형표준차(KMTV) 5t(톤) 모델 (기아)
▲기아 중형표준차(KMTV) 5t(톤) 모델 (기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트럼프 2기 출범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았다. 민간 제조업계는 이를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방산 러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8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방산 신규 진출을 희망하는 곳이 1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12~26일 국내 방산 기업 및 유관기업을 대상으로 방산분야 자금 수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조사 참여 265개 기업 중 104개 기업이 방산 분야 진출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해당 기업들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자금 약 5조 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방사청은 이를 바탕으로 예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완성차 업계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공급망 불안이 겹쳐 새 활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지난 6월, 광주 오토랜드 하남공장에서 차세대 중형표준전술차량(KMTV) 양산 출고식을 열고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KMTV는 1977년 도입된 군용차 이후 48년 만에 선보이는 중형급 모델로, 2.5t(톤)급과 5t급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해당 차량에는 에어서스펜션, 어라운드뷰 모니터, 전후방 카메라 등 첨단 민간 사양이 적용됐으며, 기아는 이를 ‘디지털 전장 플랫폼’으로 재정의하고 국내 공급은 물론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KG모빌리티(KGM)도 군용차 시장에 가세했다. KGM은 스페인 군에 렉스턴 스포츠 기반 전술 차량을 2023년부터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페루 정부로부터 400대 납품 계약을 수주, 향후 최대 2000대까지 확장할 수 있는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현지 맞춤형 방탄 사양과 내열·통신 모듈을 탑재한 픽업 기반 모델로, KGM은 동유럽과 중동 시장 진출도 본격 추진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독일의 폭스바겐, 프랑스 르노 등은 자국 군의 수송차량, 정비차량 수요 대응을 계기로 군용 플랫폼 또는 방산 사업부 신설을 검토 중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방산 산업 진출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르노는 자회사 ‘르노 트럭 디펜스’를 통해 장갑차 개발에 일부 참여해왔으며, 최근에는 내연기관 전술차의 전동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미국 포드는 이미 미 국방부 납품용으로 F-시리즈 기반 전술차를 생산하고 있고, 일본 도요타 역시 ‘하이럭스’ 기반 특수차를 중동 지역 군사 계약에 공급 중이다.

이 같은 제조업계의 ‘방산 전환’은 지상 무기체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공지능 분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방산 분야 진출을 공식화한 미국 오픈 AI는 지난달 미국 국방부 2억 달러 규모 인공지능(AI)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

하지만 무작정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방위산업은 독자적 수요 창출에 한계가 존재한다. 유사시를 대비한 대규모 설비 투자는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져 일반 제조업에 비해 이익률과 가동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방산은 특성상 기업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 기술 개발에만 적어도 수년의 시간이 걸리고 양산 시작, 그리고 수익성을 내기까지 시간이 추가로 걸린다"면서 "사업 진출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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