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개선⋯적자 해소 기대감 '쑥'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실손보험 계약 건수는 3596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손해보험사 보유 건수는 2998만 건으로 전체의 83.4%를 차지했으며 생보사는 598만 건(16.6%)에 그쳤다. 생보사의 실손보험 계약은 2년 연속 감소 중이며 실손보험을 취급 중인 생보사 수도 현재 7곳으로 줄었다. 반면 손보사는 매년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고 총 10개사가 실손보험을 판매 중이다.
실손보험은 피보험자가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상하며 제2의 건강보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낮은 자기부담으로 인해 과잉 의료 이용이 유발되면서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손보험은 매년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연도별 손실 규모는 △2022년 1조5301억 원 △2023년 1조9747억 원 △2024년 1조6226억 원 등이다.
그러나 자기부담률을 최대 50%로 올린 5세대 실손보험(가칭) 연내 출시가 예고되면서 손보업계와 함께 생보업계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새 실손보험은 비중증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 수준이 대폭 낮아지며 보험사의 손해율을 개선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 개편안을 통해 비급여 진료 시 입원·외래의 자기 부담률을 기존 30%에서 50%로 상향 조정하고 연간 보상한도도 기존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입원 시 보상한도 회당 300만 원으로 제한된다.
보험업계는 이번 개편을 계기로 실손보험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생보업계는 실손보험 재진입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뿐 아니라 고객의 진료 이력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보험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한 진료 데이터 확보가 제한돼 있어 상품 설계 시 통계 기반이 부족하다는 오랜 고민이 있었다. 실손보험을 통해 고객의 치료 패턴, 병원 이용 빈도 등 건강 데이터를 축적하면 암·심혈관 등 여러 질병에 대한 정교한 건강보험 설계가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최근 손보사·생보사 모두 진출하고 있는 제3보험 시장(건강보험, 간병보험 등)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데이터 기반 상품 차별화가 보험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한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건강보험 상품 개발과 신규 고객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며 "5세대 실손보험의 수익성이 검증된다면 진입을 검토하는 생보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