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이른바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대발생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인천 계양산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방제 작업에 나섰다. 최근 국내 러브버그 방제 테스트 과정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본 고성능 광원포집기를 3대 추가 설치하는 한편, 향후 대발생이 우려되는 곤충 방제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등도 강화할 계획이다.
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환경부는 전날 계양산 러브버그 방제 현장 지원을 위해 본부와 소속기관(국립생물자원관·한강유역환경청·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직원 37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계양구청과 협업해 송풍기·포충망·살수장비 등을 활용한 방제 작업을 했다.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종으로, 2015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2022년을 기점으로 매년 6~7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인천 계양산에서 러브버그가 이례적으로 대발생해 현장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우선 러브버그가 빛에 유인되는 습성을 고려해 개발된 대당 150~200만 원 상당의 광원포집 장비 3기를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국립생물자원관은 북한산 등에서 관련 사전 테스트를 거쳐 광원포집기가 국내 러브버그 방제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러브버그 페로몬을 활용한 유인제 포집기는 미국에서 효과를 보여 이번 테스트에 활용됐지만, 국내 러브버그와는 종이 달라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포집기 설치 장소는 계양구청과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길현종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연구과장은 통화에서 "미국에서 하는 유인제 포집기는 국내에서 효과가 좋지 않았다"며 "빛을 이용한 광원포집기는 이번 테스트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내년에 설치를 확대하려 했는데 대발생 문제로 일정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당국은 △대벌레 △동양하루살이 △미국선녀벌레 △깔다구 등 러브버그 외 곤충도 대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지방자치단체 연계 대응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24시간 대책반을 가동하고 전문가 자문단을 통해 최신 연구결과를 현장에 조기 적용할 계획이다.
곤충 대발생 관련 중장기 R&D 투자도 늘린다. 기후위기가 야기하는 생태계 영향이 곤충 서식지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AI 활용 곤충 대발생 예측 및 방제 기술 개발' R&D를 확대하고 친환경적이면서 종 특이적인 방제기법 확보를 위한 기술·장비에 집중 투자한다. 기후변화로 향후 국내 도래 가능성이 높은 곤충을 목록화하고 종 특성·방제 관련 연구도 본격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