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70여 개 국과 무역협상 복잡해"
美재무 "“100여 개 국, 10% 관세 가능성"

미국이 약 100개국을 대상으로 일괄적 관세율 10%를 적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나머지 국가는 관세 30% 국가와 20% 국가 등으로 나눠 해당 관세율을 통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에 10∼12개국이 관세 관련 서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무역 상대국에 차례로 관세율을 명시한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오와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교역하는 나라가 170개국이 넘는다. 이들과 얼마나 많은 거래와 협상을 할 수 있겠나. 이것은 무척 복잡한 일이다"라며 "관세율 20%에서 30% 수준으로 정해 한 번에 10개국씩 편지를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은 정책의 전환이다. 기존에는 나라별로 무역 협상을 통해 각각의 관세율을 책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복잡한 다자 협상보다는 일괄 통보 방식을 택해 관세 정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전날 베트남과의 무역 협정을 발표하며 “몇몇 국가들과는 세부적인 협정이 추가로 체결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개별 협상 대신 관세율 통보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백악관은 관세 부과 유예를 발표하면서 "90일 유예기간에 90건의 무역 거래를 성사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낮다고 지적한 바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일맥한 발언을 했다. 전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 나선 그는 “약 100개국에 10% 상호 관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협상이 진행 중인 주요국 역시 10% 관세를 전망하고 있다. 전날 앤서니 알버니지 호주 총리도 시드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7월 9일 이후에도 10% 관세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다른 나라들의 관세율이 더 높으므로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복잡한 협상보다 10% 관세를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앤서니 총리는 그럼에도 "10%보다 더 유리한 관세 비율을 가진 나라는 아직 없다"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지금처럼 우리의 입장을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은 5월에 10% 관세율을 유지하기로 하고 자동차, 항공기 엔진 등 일부 품목에서 우대 조치를 받아냈다. 베트남은 예외적으로 지난 수요일 트럼프 대통령과 협정을 체결, 미국산 관세가 기존 46%에서 20%로 낮아지고 미국 제품 상당수가 무관세로 베트남에 수출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EU는 20%, 인도 26%, 일본 24% 등 주요 교역국들은 여전히 높은 관세율을 놓고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협상조차 나서지 않고 있는 레소토(50%)와 마다가스카르(47%), 태국(36%) 등에도 고율 관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