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시기에 러시아가 당시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던 것은 성급한 결론이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CIA가 2016년 작성된 러시아 대선 개입 관련 보고서를 재조사한 결과를 담은 새 보고서를 발표했다.
CIA는 2016년 11월 대선 직후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고위 간부와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 속한 인사들의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2017년 1월 해당 보고서의 기밀이 해제되며 언론에 이러한 내용이 공개되자 공화당은 크게 반발했다. 이 논란은 트럼프 1기 내내 지속되며 행정부를 괴롭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자 신임 CIA 국장으로 임명된 존 랫클리프가 이 보고서에 대한 종합적인 재조사를 시작했다. 랫클리프는 트럼프 1기 시절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냈다.
이번 재조사 결과 CIA는 러시아 대선개입과 관련한 결론이 성급하게 내려졌다고 평가했다.
당시 CIA 국장이었던 존 브레넌이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민감 정보에 대한 접근을 지나치게 통제해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의 부록엔 전직 영국 정보장교가 작성한 문건이 포함된 것도 신뢰성을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영국 장교가 작성한 이 문건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검증할 수 없는 주장이 담겼다.
랫클리프 국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2016년에 작성된 이 보고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절차를 통해 수행됐다는 점이 다수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CIA는 러시아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는 트럼프 후보를 더 선호했다는 보고서의 평가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CIA는 새 보고서에 “러시아가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미국 대중들의 믿음을 약화하고,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막고자 그를 깎아내렸다는 당시 보고서 내용은 신뢰할만한 판단”이라고 작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