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등 해외 인프라 사업 수주 활발
업황 회복 더뎌⋯“새 수요 모색해야”

건설업계가 불황 타개의 묘책으로 신사업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건설업 자체가 호황과 불황이 뚜렷한, 사이클을 타는 업종인 만큼 불황 시기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신사업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주로 에너지와 UAM 등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전날 코오롱글로벌은 골프·리조트·호텔 전문기업 '엠오디(MOD)'와 자산관리 전문기업 '코오롱엘에스아이(LSI)'를 흡수합병 한다고 밝혔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 사업 비중이 높은데, MOD와 코오롱LSI가 보유한 호텔, 리조트, 골프장 운영 사업을 통해 건설 불경기 시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코오롱글로벌은 합병 발표 후 이날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기존 사업 역량과 MOD 및 LSI의 운영 역량을 결합해, 부동산·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3월 진행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발전·관련 부대사업'을 신사업으로 정관에 추가했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지속해서 육성했는데, 이번 정관 추가로 더욱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직접 개발한 신기술 '자동제어형 선재하 공법'을 활용한 수직 증축 리모델링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기존 아파트 단지에서 이주 없이 지하 주차장을 만들 수 있는 기술로, 주거 만족도가 높은 노후 단지에 쓰일 수 있다.
GS건설은 수처리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연어양식사업, 데이터센터 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마트 연어양식사업의 경우 지난해 국내 최초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준공하며 사업이 가시화했다. GS건설은 2년여의 양식 기간을 거쳐 2026년 4분기부터 연어를 출하할 계획이다.
현대건설도 수소에너지사업과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UAM 사업에 참여해 연내 본격화하는 실증사업에서 버티포트(Vertiport·수직이착륙기지) 설계 시공을 맡을 예정이다. UAM의 경우 GS건설과 롯데건설도 각각 LG유플러스·카카오모빌리티, 롯데이노베이트·롯데렌탈과 손잡고 추진 중이다.
성장세가 주춤한 국내 대신 해외에서 보폭을 넓히는 업체들도 많다. 대우건설은 정원주 회장이 최근 투르크메니스탄을 직접 방문해 국가최고지도자, 대통령 등을 만나 현지 가스전·석유화학 플랜트 같은 인프라 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5월 투르크메니스탄 국영화학공사와 1조 원 이상 규모의 미네랄 비료 플랜트 사업 본계약을 체결했고 하반기에는 이라크, 나이지리아, 쿠웨이트를 중심으로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올 하반기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건설·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세계적으로 원전 시장이 커지면서 현대건설, 대우건설이 관련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처럼 건설업계가 신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건 업종의 사이클이 뚜렷해 불황을 견딜 먹거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업황 침체도 지속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일부 건설 지표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연간 기준으로는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선구 건정연 실장은 "상반기 건설 경기는 IMF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모든 건설지표가 급감하고 있다"며 "건설 경기 침체를 방치할 경우 기업 도산은 물론 성장률 둔화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어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건설 수요 활로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