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부터 음악까지 세세하게 관여
꿈은 국내 로스터리 매장 오픈 참여

국내 1위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는 어느 지점을 가도 균일한 커피 맛과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특별한 스타벅스 매장 '스페셜스토어'가 늘어나고 있다. 통창으로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는 스타벅스, 100년 된 고급 주택을 개조한 스타벅스 등이 대표적이다.
10일 서울 중구 퇴계로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신용아 스타벅스 스토어전략팀장은 스페셜스토어를 기획하며 ‘공간이 주는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그는 “매일 커피의 여유를 즐기는 일상을 넘어 스페셜스토어를 통해 특별한 공간과 시간을 고객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고객의 세분화한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2023년 스토어전략팀을 신설했다. 신 팀장은 “가깝고 편리한 매장은 많지만, 쉬고 즐길 목적으로 갈 만한 스타벅스가 별로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일상을 벗어나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매장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10명 규모인 스토어전략팀은 기존의 도심 중심 매장 운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페셜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 스페셜스토어는 더(THE) 매장과 콘셉트 매장으로 나뉜다. 더 매장은 압도적인 뷰와 아름다운 디자인 및 콘텐츠를 통해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매장을 목표로 한다. 콘셉트 매장은 이색적인 스토리나 콘셉트가 담긴 곳이다.
스페셜스토어는 남한강 뷰가 특징인 더양평DT점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확장 중이다. 현재 평균 평일 1000명, 주말 1500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신 팀장은 “인위적으로 특이한 매장을 만들면 반짝 유행에 그친다”며 “공간에서 주는 경험을 살려 지속가능한 곳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런 철학은 스페셜스토어 개발 프로세스에서도 엿볼 수 있다. 스토어전략팀에서 치열하게 새 콘셉트를 고민하고 내부에서 피드백을 얻는다. 건축, 내부 인테리어, 특화음료·MD, 운영 방식 등 일원화로 콘셉트의 완벽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최소 18개월 이상 걸린다.
오픈까지 가장 오래 걸린 매장은 더춘천의암호R점이다. 아름다운 호수 뷰를 자랑하는 이곳은 낮에는 통창으로 뷰를 즐기고, 밤에는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신 팀장은 “호수 근처가 개발제한지역으로 해가 지면 이 아름다운 뷰가 칠흑 같은 어둠으로 변한다”며 “이를 활용해 미디어아트 상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디어아트에 어울리는 음악,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달라지는 상영 시간 등을 전문가과 세세하게 상의했다.
점점 스페셜스토어 인기가 높아지자 부담감도 배가 되고 있다. 고객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신 팀장은 ‘새로운 것’ 보기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 카페, 전시회 등을 찾아다닐 정도다. 초점은 ‘고객’이다. 신 팀장은 “스페셜스토어는 멀어도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이 많은데, 시간 내 방문해준 고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며 “아티스트와 협업을 늘리며 고객에겐 예술적 경험을, 아티스트에게는 전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신 팀장의 개인적인 목표는 '로스터리' 매장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스타벅스 브랜드 최상위 매장이라, 전 세계 단 6곳밖에 없다. 원두 로스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대규모 매장이다. 국내 도입 계획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모든 스타벅스 마니아들의 꿈이다. 그 역시 “해외 로스터리 매장에 갔을 때, 내 손으로 한국에 로스터리 매장을 만드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그날이 올 때까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하는 일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