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중개수수료 인하 혜택에 협약 체결 90%가량 찬성 의견
배민, 경쟁사 쿠팡이츠 견제 위해 주요 외식 브랜드 모시기 나서

주요 배달 플랫폼 간 경쟁이 ‘알짜 외식 브랜드’ 모시기 전쟁으로 변모하는
모습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이 중개수수료 인하 등의 혜택을 조건을 제시한 배달업계 1위 배달의 민족과 동맹을 맺기로 하면서다. 이에 따라 교촌치킨은 조만간 업계 2위인 쿠팡이츠에서 빠지게 된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와 ‘배민 온리’ 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체결이 완료되면 교촌치킨은 쿠팡이츠에서 철수하고 배민, 요기요, 자체앱 등에서만 배달 서비스를 진행한다. 배달 플랫폼이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우대 혜택을 주면서 경쟁사 입점 철회를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약 배경엔 배민이 배달업계 2위인 쿠팡이츠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잘나가는 외식 브랜드를 단독 입점시켜 고객들을 자사앱으로 끌어들이고, 궁극적으로는 시장 지배력을 한 층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협약은 배민이 교촌치킨 측에 먼저 제안했고, 교촌치킨이 가맹점주 대상으로 협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높은 중개수수료로 부담이 컸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입장에선 배민이 제시한 조건을 반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교촌치킨 본사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배민과의 협약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약 90%의 압도적인 찬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도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앱 강화를 통해 고객 유치를 꾀했지만,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던 터라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배민 온리 체결 시 높은 수수료로 수익성 문제를 겪는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조금이나마 완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에 입점한 점주는 매출에 따라 2.0~7.8% 수준의 중개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중개수수료 인하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가맹점주 입장에선 판매 채널이 줄어들더라도 낮아진 수수료로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어 이익인 셈이다.
만약 교촌치킨 가맹점주가 계속해서 쿠팡이츠 입점을 원할 시에는 자유롭게 판매를 이어갈 수 있다. 다만, 배민에서 제시한 수수료 인하 혜택은 누릴 수 없어 쿠팡이츠 입점을 유지할 가맹점주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달업계에서 단독 입점 양상이 확산하면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정 브랜드의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선 여러 배달앱을 깔아 사용해야 하는 탓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과거 배달앱들이 서비스 강화와 편의성 등으로 손님들을 끌어들였다면, 최근엔 외식 브랜드 단독 유치를 통해 경쟁력을 가져가려는 모습”이라며 “가맹점주 입장에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수료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나쁘진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