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기업 78.4% “상반기 수준 유지”
투자 확대 기업은 신정부 정책 기대감
투자 축소 기업은 미국發 불확실성 우려
주요 투자 리스크는 ‘글로벌 경기 둔화·공급망 불안’

국내 대기업 10곳 중 8곳은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8.4%가 상반기 수준과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상반기보다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13.3%,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8.3%에 그쳤다.
하반기 투자 확대를 계획한 기업들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기대(20.0%)’와 ‘노후화된 기존 설비 교체·개선(20.0%)’을 주요 이유로 꼽았고, ‘업사이클 진입 또는 업황 개선 기대(16.7%)’가 뒤를 이었다.
투자 축소를 계획한 기업들은 △미국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33.3%) △내수시장 침체 지속(25.0%) △고환율 등 외환 및 원자재가 상승 리스크(14.6%) 등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한경협은 “수출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부진 장기화로 최근 기업들이 신규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하반기에는 새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는 기업들이 다수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꼽은 하반기 투자 리스크로는 ‘미·중 등 주요국 경기 둔화(26.4%)’가 가장 많았다. 이 외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23.6%)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15.0%) △금융·자본시장 위축(14.2%) 등도 지목됐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에 대한 애로 요인으로 △노동시장 규제 및 경직성 (18.6%) △세금 및 각종 부담(18.1%) △입지, 인허가 등 투자 관련 규제(16.9%) △전력 등 에너지 비용 부담(14.2%) 등을 꼽았다.
한경협은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결정 및 집행하는 데 있어 세금과 규제에 대한 부담을 가장 크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업들은 국내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 △세제지원·보조금 확대(27.5%) △내수 경기 활성화(15.3%) △신산업 진입 규제 및 투자 관련 규제 완화(11.9%) 등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저성장을 타개하려면 기업들의 적극적·모험적 투자를 토대로 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AI)·바이오·컬처 등 미래산업에 대한 세제·금융지원을 강화하고, 규제 시스템을 네거티브(원칙 허용, 예외 배제)로 과감하게 전환해 새로운 산업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유인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