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파머징 마켓’ 인도네시아 공략 가속화

기술이전부터 할랄 인증까지 ‘공략’ 방법 다양 [글로벌 누비는 K바이오헬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국내 제약사들이 신흥 제약시장(파머징 마켓)으로 주목받는 인도네시아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2억8000만 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연 5%대의 견고한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이전·현지 생산·할랄 인증 확보 등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씨셀은 인도네시아 비파마社에 현지 제품 생산을 위한 세포배양용 배지 5종을 지난달 27일 수출했다.

지씨셀은 앞서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최대 제약그룹 ‘칼베(KALBE)’의 세포치료제 전문 계열사인 비파마와 간암 보조요법 치료제 이뮨셀엘씨주에 대한 기술 이전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상반기 기술이전이 성공리에 마무리됐고, 이번 인도네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지씨셀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씨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신규 간암 환자 수는 연간 약 2만3000명에 이르는데, 그 중 이뮨셀엘씨주의 잠재 대상이 될 수 있는 간암 수술 환자는 약 3000명으로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앞세워 인도네시아 에스테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자카르타에서 열린 국제 미용 학술대회 ‘AMUSE 2025’에 참가한 대웅제약은 현지 파트너사 DNC에스테틱스와 함께 나보타를 활용한 복합시술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대웅제약은 나보타와 함께 필러, 리프팅 실 등 에스테틱 제품군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며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라이브 시연 및 이론 교육을 병행했다. 회사는 이 같은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와 시장 침투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7월 인도네시아에 나보타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종근당바이오는 보툴리눔 톡신 최초로 올해 5월 ‘티엠버스주’에 대해 인도네시아 할랄 제품 보증청(BPJPH)으로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제품은 비동물성 유래 균주를 사용하고 동물성 원료를 전면 배제한 생산공정을 통해 무슬림 소비자 대상으로 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종근당바이오는 이번 인증을 통해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중동 등 무슬림 인구가 밀집한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해당 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026년 10월부터 의약품에 대해 할랄 인증을 의무 적용한다.

인도네시아는 자국산 제품 사용 확대를 위한 규제 강화, 할랄 인증 의무화는 물론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 등록 등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단순 제품 수출보다는 기술이전 및 현지 합작법인 설립 등 장기적인 협력 모델이 성공적인 시장 공략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경우 초기 진입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며 “현지 정부 인증과 규제 대응 경험이 풍부한 파트너사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