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풍자는 배경에 그쳐”
“VIP 이질적 연기는 몰입 방해”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인 ‘오징어게임’의 마지막 편인 ‘오징거게임 시즌 3(오겜3)’가 27일(현지시간) 공개된 가운데 외신들이 여러 잇따라 혹평을 쏟아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리뷰를 통해 공식의 반복에 따른 식상함, 캐릭터의 단순함, 황동혁 감독의 상상력 고갈 등을 이유로 신랄하게 비판했다.
NYT는 “단순한 소비재도, 리얼리티 쇼도 아니다. 픽션인 만큼 다음 시즌이 나올 의미가 있으려면 우리를 ‘놀라게’ 할 무언가가 필요했다”면서 “대부분의 TV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정형화된 형식이 있지만 이번 시즌에서도 같은 공식이 반복되는 데 그쳐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또 NTY는 “캐릭터들은 서부극이나 전쟁 영화에서 차용해온 듯한 전형적이고 1차원적인 인물들이었고, 마스크 쓴 VIP들의 등장 장면은 이전보다 더 우스꽝스럽고, 의미를 찾기도 힘들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어 “황 감독은 여전히 액션 연출은 능숙하지만, 게임 자체의 발상은 점점 단순해졌다. 후반부 게임들은 구조 자체가 너무 허술하고, 누가 죽을지에만 긴장감이 집중된다”고 꼬집었다. 또 주인공 기훈(배우 이정재)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죄책감과 속죄를 이야기의 중심에 놓았지만, 그 감정을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NYT는 “오겜은 많은 팬들이 자본주의 하의 삶에 대한 은유, 즉 현대판 ‘파리대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자본주의 풍자가 배경에 머물렀다고 풀이했다.

미국 IT 전문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오겜3는 라운드마다 치명적인 게임을 자신감 넘치게, 그리고 잔혹하게 소화해낸다”면서도 “세계관 확장에 대한 시도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진부하고 들쭉날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면을 쓴 감시자들 사이의 정치, 장기 밀매 작전, 프론트맨 인호(이병헌)와 그의 동생 준호(위하준) 사이의 관계, 게임이 벌어지는 섬을 파헤치고 침투하려는 준호가 이끄는 팀 등은 은 세계관을 더 확장시키기는커녕 이미 본 것 이상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실망스럽고 밋밋하게 마무리된다”면서 “새로운 시즌은 언제나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야기의 핵심이 삶의 가치보다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의 스릴에 치우쳤다는 시각도 나왔다.
미국 연예매체 벌처(Vulture)는 “오겜3는 시청자들이 폭력을 ‘현 체제에 대한 비판’이나 ‘사회적 알레고리(비유)’로 받아들이는 대신 그 잔혹한 장면들을 단순히 재미로 소비하게 한다”면서 “순수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상징하는 ‘아기 참가자’까지 등장시켜 인간의 본성이나 생명에 대한 감정적 각성을 불러일으키려 했지만, 이미 ‘죽음을 하나의 게임처럼 즐기는 방식’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시각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풀이했다.

금색 동물 가면을 쓴 VIP들의 대사와 연기가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다수 나왔다.
포브스는 오겜3는 전반적으로 훌륭하지만 등장하는 VIP 등장은 전체 에피소드를 질의 떨어뜨린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오겜3에서 등장한 VIP들은 여전히 시리즈 전체에서 최악의 대사와 연기를 보여준다”면서 “이 정도면 에피소드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이질적이며, 한국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속에서 갑자기 몰입이 깨져버린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들의 대사는 끔찍하다. 단지 글이 나쁘다는 차원을 넘어서, 연기 전달 방식도 형편없다”면서 “영어 대사가 마치 녹음실에서 따로 녹음한 더빙처럼 들리는데, 실제로 그렇게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고 추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어색한 영어 대사와 지역 아마추어 연극보다도 더 과장된 연기로 VIP 캐릭터들의 등장은 고통과 감정이 깃든 순간들을 반복적으로 망치며, 무자비한 자본주의를 향한 이 시리즈의 암울한 풍자마저 약화시킨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