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개발 실패 땐 기업 생존 위협⋯저마진도 발목
K푸드 날개 달도록⋯ 세제 혜택 등 정책적 지원 필요

식품업계 내에서도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구조적·관행적 한계로 '도전'보다 '안주'를 택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 서울우유, 롯데웰푸드는 올들어 과거 인기 제품이었던 농심라면ㆍ미노스 바나나 우유ㆍ대롱대롱 아이스크림을 각각 재출시했다. 농심이 올해 재출시한 농심라면의 경우 출시 한 달만에 1000만 봉 판매될 정도로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다. 특정 기업이 오랜 연구와 고심 끝에 내놓은 상품이 흥행할 경우 타사의 카피제품 대상으로 이어지는 것도 식음업계의 오랜 관행으로 꼽힌다.
문제는 식품업계가 이처럼 과거에 안주하거나 새로운 시장에 주목하는 신제품 개발에 소홀할 경우 식품시장 전반이 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식품기업들이 신제품 개발 등 ‘변화’보다는 기존 인기 제품 판매에 의존하는 ‘안정’ 전략을 취하면서 R&D 투자에 대한 동기 부여 자체가 약화될 수 있어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흥행제품에 안주하는 또다른 사정으로 실패 리스크를 꼽는다. 새로운 도전에는 그에 따른 투자설비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식품공장 특성상 생산설비 하나를 변경하더라도 제품라인 전체를 교체해야 해 비용 투입이 만만치 않다. 만에하나 비용을 들였다 실패할 경우 식품회사 존립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수많은 신제품이 출시되지만 시장에 각인되는 혁신 제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도 현실이다.
또 세계무대에서는 자랑스러운 'K푸드'로 꼽히지만 내수에서 대표적인 저마진 산업이라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식품산업은 물가와 직결되는 데다 원재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 주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할 경우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세제·정보·정책 지원, 실용화 중심의 R&D체계를 강화해 식품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해외로 눈길을 돌린 식품기업들의 수익구조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R&D 확대와 수익 다각화가 빛을 보고 있는 결과라는 인식이 높다. 때문에 식품기업들이 큰 두려움 없이 R&D 투자를 시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기관이 지원을 통해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K푸드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수출 확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R&D 투자가 필수”라며 “최근 식품업계가 단기적으로 영업이익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투자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