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소비자 지갑 열려면’...유통업계, 15년전 가격에 AI까지 총동원

입력 2025-06-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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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우선 설정하고 상품 기획…마케팅 비용도 줄여

▲롯데마트 '통큰 치킨'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마트 '통큰 치킨' (사진제공=롯데쇼핑)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로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유통업계가 초저가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상품 기획 단계부터 가격을 정하거나 인공지능(AI)까지 투입해 품질을 개선하는 가성비 경쟁에 뛰어들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5980원 초저가 위스키 ‘저스트 포 하이볼(Just for Highball)’을 선보였다. 1병에 700mL로 마트 판매가는 5980원이다. 하이볼용 위스키이긴 하지만 위스키 원액으로는 현재 판매 중인 상품 가운데 역대 최저 가격이다. 이마트는 이 상품의 가격을 정할 때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대를 참고했다. 이 위스키로 만들 수 있는 하이볼은 355mL 잔 기준으로 8잔 안팎이다. 한 잔 당 800원인 셈인데, 소주 가격과 비교해 저렴하다고 느끼도록 만든 게 핵심이다.

이마트가 4월 LG생활건강과 함께 내놓은 스킨케어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4950원)도 가격을 기획 단계에서 낮춘 상품이다. 이들은 제품 포장을 단순화시키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마케팅 비용을 낮췄다.

롯데마트는 식품 카테고리에서 초저가 상품을 내놓고 있다. 15년 만에 돌아온 5000원의 통큰치킨이 대표사례다. 롯데마트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치킨 한 마리를 행사카드 결제 시 60% 할인한 5000원에 내놓는다. 이 가격은 2010년 당시 가격과 같은 것으로 롯데마트는 가성비 소비심리를 잡기 위해 15년 전 가격으로 기획했다.

이외에도 롯데마트는 4월 1000원짜리 자체브랜드(PB) 두부와 콩나물을 출시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기획 단계에서 판매가를 1000원으로 책정한 뒤 관련 협력사로부터 일정 규모 이상을 매입하는 조건으로 원가와 이윤을 맞췄다. 현재 이들 상품은 카테고리 기준 판매량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또 롯데마트는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AI를 활용 중이다. 고객 리뷰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상품별 구매 실패 요인을 도출하고 이에 맞는 품질 개선을 진행하는 식이다.

GS리테일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는 25일까지 제주 손질 갈치 3마리를 6900원에 내놓는다. GS더프레시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제주, 부산, 여수 등 전국 어촌을 방문해 어민들의 조업 현황과 생산량을 파악하며 산지 직거래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계절, 어획량, 기상 여건에 따라 민감하게 변동되는 수산물 시세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빠른 물량 확보가 가능한 산지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꾸렸다.

▲모델들이 편의점 GS25에서 1000원에 판매하는 혜자백미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모델들이 편의점 GS25에서 1000원에 판매하는 혜자백미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편의점에서도 가격을 재설계한 초저가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CU는 880원 육개장, 990원 과자·채소·가공유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2900원의 캡슐커피를 출시, 초저가 라인업을 확대했다.

GS25 역시 판매가를 1000원으로 설정하고 역개발을 추진하는 전략을 통해 PB상품 ‘혜자백미밥’을 출시했다. 혜자백미밥은 동일 용량의 메가 브랜드 즉석밥과 비교할 시 무려 52% 저렴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품 기획 단계부터 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에 맞춰가는 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까지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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